"헌법재판관 되면 조건 없이 주식 처분…세세하게 못챙겨 실수"
"내부정보 이용·이해충돌 문제 없어…불법적인 내용 없어"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이은정 기자 =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는 10일 부부 합산 35억원 상당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데 대해 "재산 대부분을 주식의 형태로 보유하고 있어서 일부 오해할 수 있는 상황이 돼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공직자로 부끄러움 없는 삶을 살려고 노력했지만,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을 수도 있다고 보고 반성했다. 그런 지적들을 겸허히 수용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후보자는 "저는 재판 업무에 매진하면서 재산문제를 전적으로 배우자에게 맡겼다. 배우자가 홈트레이딩으로 거래했다"며 "종목·수량 선정은 모두 배우자가 했다. 주식거래에는 관여하지 않았고 1년에 한 번 재산신고할 때만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자는 이어 "헌법재판관이 된다면 조건 없이 주식을 처분하겠다"며 "약속을 드린다"고 답했다.

그는 또 "전적으로 배우자에게 재산관리를 맡기고 세세히 챙겨보지 않은 것은 제 실수"라면서도 "주식거래와 관련해 업무 수행에 지장을 준 적은 한 번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반적인 재산 관리는 배우자가 했고, 가계 생활비 지출은 제가 담당했다"며 "남편은 2001년부터 주식을 했고, 제 명의로 시작한 건 2011년 6월 무렵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전에 모두 남편 명의로 거래를 하다 보니 가계 자산이 남편에게 집중되는 것 같아서 그것을 나누기로 상의했다"며 "2011년 6월∼2014년 남편 명의 계좌에 있던 주식을 제 명의로 이체했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자는 "판사실 컴퓨터로 주식거래가 되지 않는다. 차단돼서 접근되지 않는다"며 "내부 정보를 이용했다거나 이해충돌 문제는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주식거래에 불법적인 내용은 없었다"고도 했다.

그는 이어 이테크건설과 삼광유리 등 OCI그룹 계열사 주식을 집중적으로 보유하고 있는데 대해 "OCI가 구 동양제철화학이라는 것을 이번에 알았다"며 "이 기업도 상당히 큰 기업이고 중소기업 규모는 아니다. 대기업에 속하기 때문에 국민이 모르는 회사에 투자한 것은 아니라고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테크건설은 그 쪽에서는 꽤 알아주는 중견기업이라고 한다"며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고려해 2007년부터 거래했으며, 남편의 거래 스타일을 알아보니 특정회사 주식을 한 번 선정하면 계속해서 거래하는 형태"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자는 특히 남편인 오모 변호사가 OCI 관련 특허소송을 담당하며 내부정보를 입수한 게 아니냐는 질의에 "배우자가 담당한 소송은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정보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배우자로부터 확인했다"고 답했다.

이 후보자는 또 진보 성향 판사들의 모임으로 알려진 국제인권법연구회와 관련해 "국제인권법연구회가 창립됐을 때 발기인으로 참여했지만 과중한 업무 때문에 전혀 활동하지 못했다"며 "세미나나 법원 모임에 참여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이념적 성향을 묻는 질의에 "보수인지 진보인지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렵다"며 "사안에 따라 보수로 볼 수도 있고 진보로 볼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 후보자의 남편은 과거 판사시절 마찬가지로 진보 성향 판사들의 모임으로 알려진 우리법연구회 회원이었고, 특허법원에 근무할 당시 김명수 대법원장이 주심 판사, 이 후보자의 남편이 배석 판사였다.

또 이 후보자의 여동생은 참여연대 출신으로 민변 사무차장을 지냈다.

이밖에 자녀 명의 펀드를 가입하며 증여세를 탈루했다는 지적에 "세무사가 (증여세 납부가) 상당히 복잡하다는 실무적인 문제를 언급했다"고 답했다가, '후보자까지 된 입장에 그냥 납부하라'는 질타에 "적절하게 처리를 못한 것 같다. 납부하겠다"고 답했다.

jesus786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