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과학교육과 분출 수치모 실험 연구수행 결과 발표, "폭발하면 한반도 대재앙"

30회 이상의 분화, 2002~2005년 화산 위기'활화산'
1903년 마지막 분출, 세인트헬렌스 화산폭발 1천배

백두산이 분출하면 한반도는 어떤 재난을 맞게 될까.

1000년 전 백두산에서 분출했던 화산재는 그린란드까지 날아갔다. 그 흔적이 그린란드 빙하 속에서 발견됐다. 백두산 분출이 남·북한, 중국, 일본을 넘어 북반구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다. 학계·정계·언론계는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 모여 백두산 분출을 가정한 재난을 예상했다.

윤성효 부산대 지구과학교육과 교수는 이 자리에서 백두산 분출에 대한 수치모의 실험 연구수행 결과를 발표했다. 이 실험에서 화산재 강하의 1차 피해지역은 북한이다. 윤 교수는 "강하화산재가 비처럼 내리고, 화산재 분화 말기에 산불이 발생해 주변 산지를 태울 것"이라며 "백두산 천지 칼데라에서 흘러넘친 물로 대홍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천지의 물은 백두산의 부서진 암석, 화산재와 함께 흐르면서 '라하르'로 불리는 토석류, 화산이류 등을 생성해 주변지역을 황폐화시킨다. 라하르는 압록강 주변 북한 양강도 혜산시·보천읍·김정숙읍·김형직읍, 중국 장백조선족자치현까지 도달할 수 있다. 이 일대의 도로·댐·전기 등 기반시설은 마비되고, 생태계가 변란하며 토양이 침식된다. 주민은 호흡기 질환, 식수 오염, 냉해에 시달리게 된다.

윤 교수는 "백두산이 지난 2000년간 가장 큰 화산분화 사건으로 인지되는 활동을 했다. 이 사건은 946년 밀레니엄 분화(Millenium eruption)로 명명돼 있다"며 "당시 백두산에서 날아간 B-Tm 화산재는 일본 홋카이도·혼슈 북부를 지나 쿠릴열도 해저, 그린란드 빙하 속에서도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당시 백두산의 화산폭발지수는 7 규모로, 1815년 지구의 온도를 1도 낮췄던 인도네시아 탐보라 화산분화(분출물의 총량 100㎦)의 1.5배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윤 교수는 "그 이후 함경도에 강하화산재가 낙하하는 등 30회 이상의 분화사건이 역사에 기록돼 있다. 백두산은 2002~2005년 화산 위기를 맞이했던 활화산"이라고 경고했다.

백두산의 마지막 분출은 1903년에 있었다. 당시 방출된 에너지는 1980년 미국 세인트헬렌스 화산폭발의 1000배로 분석되고 있다.

오창환 전북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백두산이 폭발하면 한국의 피해가 북한보다 적을 수는 있으나 그 규모는 작지 않을 것"이라며 "독성의 화산가스가 함유된 (초)미세먼지의 확산, 항공 운항·운송 악영향으로 관련 수출·수입·관광에 큰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봤다.

오 교수는 "백두산 분화가 1년 이상 계속되면, 그 피해는 예상을 뛰어 넘을 수 있다. 중국, 일본, 러시아를 포함한 동북아시아 전체에 혼란을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백두산이 분출하면 동아시아는 재난을 맞을 수 있지만, 연구·관측 자료의 공유는 원활하지 않다. '깨어나는 백두산 화산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토론을 펼친 학계·정계·언론계 인사들은 백두산 분출의 대응책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남북 공동연구가 선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