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수 투자용 매입 2~5가구 씩 분양받아, 집 가격 분양가 보다 1억~1억5천만 이상 껑충

[뉴스포커스]

이름만'아메리칸 타운',살지도 않으면서 가격만
2채 이상 보유 47명…830가구 중 실입주 34%뿐
전·월세 비율 절반 넘어, 7개월째 124가구'빈집'
5월 70층 규모 2단계 분양, LA에서 설명회 개최

한국 국토부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재미동포들이 고국에 돌아와 편히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조성한 한국내 첫 외국인 주택단지 '송도 아메리칸타운'이 투기장으로 변질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최근 경향신문 등 한국 언론들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49층짜리 3개동 830가구로 구성된 송도 아메리칸타운 1단계는 지난해 10월 입주를 시작해 현재까지 90% 입주했다. 이 중 실제 재미동포가 입주한 가구는 전체의 3분의 1가량에 불과한 40%뿐이고 나머지는 내국인이 전·월세로 거주 중이다. 이름만 아메리칸타운인 셈이다.

특히 재미동포 입주자 상당수는 2~5가구를 분양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아파트는 2016년 분양가와 비교하면 3년 만에 1억~1억5000만원 가량 오른 가격에 거래되고 있어 동포들이 실제 살지도 않으면서 분양권과 아파트를 사고팔아 가격을 올려놨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실제 24일 송도동 A공인중개소에 따르면 84㎡의 경우 분양가 4억3000~4억6000만원에서 1억원 오른 5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송도 아메리칸타운은 2013년 외국인 주택단지로 지정돼 한국 주택법에 적용받지 않아 청약통장 없이 계약만 하면 분양받을 수 있었다.

당시 830가구 중 724명은 한 채씩 분양받았지만 47명은 2~5채씩 분양받았다. 이 단지는 6개월 전매기간이 풀리면 재외동포들끼리 거래가 가능하고 등기를 마친 뒤에는 내국인에게도 매매할 수 있어 가격 상승 요인이 됐다.

이 회사 관계자는 "당시 미분양이 나며 한 사람이 여러 채씩 구입할 수 있었다"며 "2단계 분양에서는 1인당 1채씩 분양받도록 제한하는 규정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분양자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입주해서 거주할 거라고 답한 사람은 80%였다"며 "40%의 입주자를 제외한 이들은 당장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올 상황이 안 돼 내국인에게 전·월세를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도 아메리칸타운은 한국 국토교통부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투자유치를 하겠다며, 성공한 재미동포들이 고국에 돌아와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지은 아파트이다. 2013년 한국내 첫 외국인 주택단지로 지정돼 국내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도 적용받지 않아 재미동포들은 청약없이 계약만 하면 분양받을 수 있다.

이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송도 아메리칸타운은 오는 5월 2단계로 70층 규모의 아파트 498가구와 오피스텔 674실을 분양하겠다며 지난달 LA에서 재미동포들을 상대로 또다시 설명회에 나서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한국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한 사람이 여러 채를 갖고 있는 것은 당시에 송도 아메리칸타운이 미분양됐기 때문"이라면서 "법적으로 한 사람이 여러 채를 분양받아도 막을 수는 없지만 2단계 분양 때는 한 사람이 한 가구만 분양받아 원래 취지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