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해 작업 중 끊어져 차량 6대 덮쳐…IT 호황 따른 건축붐 속 참사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본사가 있는 미국 북서부 도시 시애틀은 IT 기업들과 고급 인력이 몰리고 이들을 수용하기 위한 건축 붐이 일면서 다른 미국 도시들의 부러움을 사 왔다.

그러나 마무리단계의 공사가 한창인 구글 시애틀 캠퍼스 신축 현장에서 타워 크레인이 끊어지면서 도로를 덮쳐 4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28일(현지시간)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워싱턴주 시애틀의 구글 시애틀 캠퍼스 신축 현장에서는 전날 오후 3시 30분쯤 '꽝' 소리와 함께 끊어진 크레인이 공사 현장 앞 도로를 덮쳤다.

크레인은 지나던 차량 6대에 피해를 줬고, 크레인에 타고 있던 철골 조립공 2명과 도로를 지나던 한 승용차 안의 2명이 숨졌다.

날벼락을 맞은 승용차 안의 1명은 시애틀 퍼시픽 대학에 재학 중이던 1학년생 세라 웡으로 밝혀졌다.

부상자 4명 중에는 한 차량에 타고 있던 25세 엄마와 생후 4개월의 딸이 포함됐다. 모녀는 경미한 부상으로 병원에서 곧 퇴원했으며, 나머지 2명도 크게 다친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주 노동산업부의 팀 처치 대변인은 크레인이 끊어질 때는 크레인 분해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당시 최대 시속 25마일(37㎞)의 강풍이 불었다고 AP통신에 말했다.

구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사고 소식을 듣고 슬픔에 빠졌다"며 건축 현장을 관리하는 회사와 접촉하고 있으며 당국에도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07년 아마존이 본사를 두기로 결정하면서 시애틀에서는 건축 붐이 촉발됐고 다른 IT 기업들이 줄지어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최근 시애틀에서는 아마존을 포함해 다른 IT 기업들이 고용을 늘리고 있다. 덩달아 곳곳에서 필요한 사무 및 주거 빌딩을 신축하고 있고 하늘로 수십 개의 크레인이 솟구치면서 시애틀은 '크레인의 도시'라는 별칭도 붙었다.

AP통신에 따르면 지난 1월 현재 시애틀의 건설현장에는 약 60개의 크레인이 있고 이는 미국의 그 어느 도시보다 많은 숫자다.

시애틀에서는 지난 2006년에도 크레인 하나가 무너졌고, 자신의 아파트 거실에 앉아 있던 마이크로소프트 소속 변호사가 절명한 바 있다. 당시 크레인 하단부의 설계에 결함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처치 대변인은 이 사건 이후 크레인에 대해 감독을 강화했지만 7명의 조사 인력이 120대의 타워 크레인을 상대하기는 매우 바쁜 실정이라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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