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해미가 뮤지컬 연출가 황민과 25년 만에 합의 이혼한 가운데, 그를 향한 응원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14일 박해미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서평 측은 "박해미와 황민이 이혼하기로 합의했다"며 "재산 분할, 자녀 양육 등 이혼에 따른 세부사항은 일절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파경의 원인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일각에서는 지난해 황민이 음주 운전으로 벌인 교통사고가 결정적이었을 것으로 풀이했다.

지난해 8월 경기도 구리시 강변북로 남양주 방향 토평 나들목 인근에서 황민이 시속 167km로 몰고 가던 크라이슬러 닷지가 갓길에 정차 중이던 25t 화물차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승용차에 타고 있던 5명 중 2명이 숨지고 황민을 비롯한 3명이 다쳤다. 사고 당시 황민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04%로,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수치였다.

사망한 2명은 박해미가 대표로 재직 중인 해미뮤지컬컴퍼니 소속 배우들인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당시 박해미는 한 매체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세상을 떠난 두 배우가 내가 가장 사랑하는 제자들이다. 두렵고 죄송하고 가슴이 찢어진다"며 "어떻게 하면 사죄가 될 수 있을지 상상하기도 힘들다"고 비통한 심정을 전했다.

이후 박해미는 즉각 도의적으로 사과한다는 뜻과 함께 피해자들에 관해 책임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황민과의 교류를 단절하는 등 범죄에 관해 단호한 모습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에 유가족과 상해 피해자들은 입장문을 통해 "황민 처벌과는 무관하게 박해미의 진심어린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직접적인 가해자는 아니지만 그 속죄의 마음을 담아 보다 공익적인 활동을 다 함으로써 문화예술의 발전에 기여할 것을 성원한다"고 알렸다.

황민의 씻을 수 없는 잘못으로 한 순간에 제자 두 명을 잃은 박해미. 네티즌들은 박해미의 강경한 결단에 "아니다 싶으면 놓는 게 맞다", "응원하겠다", "잘하셨다. 늘 당당하고 멋지게 사시길 바란다", "이제 황민은 강하게 처벌받아야 한다"는 반응으로 응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박해미와 황민은 1995년 결혼해 슬하에 아들 두 명을 두고 있다. 현재 황민은 특가법상 위험운전치사상 혐의로 지난해 12월 징역 4년 6월의 실형을 받고 복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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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해미뮤지컬 컴퍼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