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안보, 보호무역 도구 아냐…中회사 권익 수호할 것"
"미국 대표단 언제 중국 방문할지 제공할 정보 없어"

(베이징·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김윤구 특파원 = 미국 정부가 중국의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華爲)를 자국 기업과 거래를 제한하는 명단에 올리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중국 정부가 강력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가오펑(高峰)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16일 정례 브리핑에서 "다른 나라가 중국 회사에 일방적인 제재를 부과하는 것을 강하게 반대한다"고 밝혔다.

가오 대변인은 "중국은 여러 차례 국가 안보의 개념을 남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해왔다"며 "국가 안보 개념이 보호 무역주의의 도구로 쓰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은 모든 필요한 수단을 동원해 중국 회사들의 합법적인 권익을 결연히 수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가오 대변인은 추가 무역 협상을 위해 미국 대표단이 언제 베이징을 방문할 것이냐는 물음에 "제공할 정보가 없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도 미국 비난에 가세했다.

루캉(陸慷)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어떤 국가라도 국가안보를 이유로 다른 나라 기업에 불공평한 행동을 하는 것에 단호하게 반대한다"며 "만일 이런 행동을 택한다면 중국은 당연히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루 대변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정명령 서명에 대해서도 "그것을 건설적이고 우호적인 태도라고 여기는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외부 위협으로부터 미국 정보통신을 보호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직후 미국 상무부는 중국 통신장비 기업 화웨이와 70개 계열사를 거래제한 기업 명단에 올린다고 발표했다.

이 명단에 오른 기업은 미국 정부의 허가 없이 미국 기업들과 거래할 수 없다. 따라서 화웨이가 미국 기업들로부터 부품 공급을 받는 일부 제품들을 판매하는 것이 어려워지거나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

미국에 맞서 중국이 자국 내 미국 기업에 '조치'를 취할 가능성을 묻는 말에 루 대변인은 "중국 내 외국 기업이 합법적으로 경영을 하고 있다면 그들은 어떤 불필요한 걱정을 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면서도 "국제무역 관계는 평등과 상호 존중의 기초 위에서 있어야 한다"며 여운을 남겼다.

한편, 화웨이도 이날 자사에 대한 미국 정부의 제재 움직임에 강하게 반발했다.

화웨이는 입장문에서 "미국이 화웨이에 제한을 가한다고 해서 미국의 안전이 보장되는 것도, 미국이 더욱 강력해지는 것도 아니다"라며 미국의 '불합리한' 조치가 화웨이의 권익을 침해해 '심각한 법률적 문제'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ch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