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의 류현진(32)이 내셔널 리그를 넘어 메이저리그 전체를 호령하는 특급 투수로 발돋움했다.

가장 객관적인 지표인 기록이 류현진의 탁월함을 그대로 보여준다.

11일 기준으로 류현진은 규정이닝을 채운 메이저리그 전체 투수들 가운데 7개 항목에서 1위를 질주하고 있다.

5명의 투수와 함께 다승(9승) 공동 1위다. 평균자책점(1.36)과 탈삼진을 볼넷으로 나눈 비율(15.40) 부문에선 부동의 선두다.

류현진은 투구 효율성을 가늠하는 이닝당 최소 투구 수에서도 14.02로 탬파베이 레이스의 우완 요니 치리노스(14.07)를 근소하게 따돌리고 1위에 올랐다. 류현진은 올 시즌 13경기에 선발 등판해 86이닝 동안 공 1205개를 던졌다.

한 차례 완봉승을 포함해 8번이나 7이닝 이상을 던진 원동력은 효과적인 투구 수 관리였다. 이닝당 평균 16.67개를 던져 6이닝 100구를 채우는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 개념에 비추면 류현진은 이닝마다 공을 2개 이상 덜 던져 오래 마운드를 지킬 힘을 비축했다.

류현진은 또 누상에 내보낸 주자의 득점을 허용하지 않고 그대로 베이스에 묶어둔 잔류 비율(LOB %)에서도 빅리그에서 유일하게 90%를 넘겨 94.7%로 1위를 독주한다.

실점 위기에서 54타수 2안타(피안타율 0.037)라는 극강의 성적을 내 류현진은 점수 안 주는 괴물이 됐다.

그 밖에 야구를 통계·수학으로 분석하는 세이버메트릭스 분야에서도 류현진은 실점 환경 등을 고려해 계산한 조정 승리 기여도(3.2)와 승리 확률 기여도(3.2)에서 모두 1위에 자리했다.

이닝당출루허용률(WHIP)은 0.80으로 저스틴 벌랜더(휴스턴 애스트로스·0.74)에 이어 2위, 병살 유도 횟수는 10번으로 공동 5위다.

류현진은 74년 만에 빅리그 신기록 수립에도 도전 중이다. 그는 올해 시작과 함께 선발로 등판한 13경기에서 연속 2실점 이하로 던져 1945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서 뛴 우완 투수 알 벤턴이 작성한 이 부문 최장 기록(15경기)에 2경기 차로 다가섰다.

벌써 여러 차례 언론의 주목을 받아 전국구 스타로 도약한 류현진이 벤턴의 해묵은 기록마저 갈아치운다면 올스타 게임으로 향한 문은 더욱 활짝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