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월드컵 결승전은 GK 맞대결
5경기 단 3실점… 루닌 버틴 우크라이나
키 191㎝에 반사신경 앞세운 선방 능력
준결승 '슈퍼 세이브' 이광연 활약 기대

가장 뛰어난 골키퍼를 보유한 두 팀의 맞대결이다.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결승에 진출한 우크라이나는 전력누수가 있다. 핵심 수비수 데니스 포포프(20.디나모키예프)가 이탈리아와의 준결승에서 경고누적으로 퇴장을 받아 결승전에 나설 수 없기 때문이다. 포포프는 우크라이나의 키플레이어다. 탁월한 수비 능력으로 스리백의 한 축을 담당한다. 주로 스리백의 오른쪽에서 뛰는 포포프는 공격 재능도 뛰어나다. 키는 185㎝로 대단히 큰 편은 아니지만 점프력과 위치선정, 몸싸움 능력이 좋아 이번 대회에서 세 골이나 기록했다. 세트피스 수비가 약한 한국 입장에서는 가장 위협적인 선수로 꼽혔는데 다행히 포포프가 결장하면서 한 시름 덜게 됐다.

그렇다고 우크라이나를 쉽게 볼 수는 없다. 골키퍼 안드리 루닌(20.레가네스)이 있기 때문이다. 루닌은 스페인의 최고 명문 클럽인 레알마드리드 소속으로 지난 시즌 같은 리그 소속의 레가네스에서 임대 생활을 했다. 루닌은 만 17세였던 2016년 우크라이나 리그에서 일찌감치 프로 데뷔전을 치른 촉망받는 골키퍼다. 유럽 이적전문사이트 트랜스퍼마크트에 따르면 루닌의 시장가치는 이미 675만 파운드(약 101억원)에 달한다. 다음 시즌 레알의 두 번째 골키퍼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루닌은 단점을 찾기 어려운 골키퍼다. 신장 191㎝의 장신으로 공중볼 처리 능력이 좋고 빼어난 반사신경을 앞세운 선방 능력까지 보유하고 있다. 8강전을 제외한 나머지 5경기에 선발 출전해 3실점만을 기록했다. 우크라이나 결승행의 일등공신으로 봐도 무방하다.

토너먼트 라운드에서 나올 수 있는 승부차기에 강점이 있다는 점도 위협적이다. 루닌은 프로 데뷔 후 페널티킥을 10번 허용했는데 무려 5번이나 방어에 성공했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 나이지리아전에서도 페널티킥을 막아내 팀을 실점 위기에서 구했다. 120분의 혈투 끝에 승부가 나오지 않는다면 골키퍼의 능력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루닌을 존재를 생각하면 승부차기까지 가지 않는 게 좋다.

우크라이나처럼 한국도 골키퍼 포지션에서만큼은 장점이 있다. 주인공은 이광연(20.강원)이다. 이광연은 난타전 끝에 3실점을 기록한 세네갈전을 제외하면 나머지 5경기에서 단 2골만을 내줬다. 조별리그 남아프리카공화국전, 16강 일본전, 준결승 에콰도르전 등 총 세 경기를 무실점으로 막았다. 루닌 부럽지 않은 좋은 기록이다.

이광연의 최대 장점은 반사 신경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키가 184㎝로 루닌보다 7㎝ 작아 공중볼에서 약점을 보이지만 장점이 워낙 뚜렷해 단점이 크게 드러나지 않는다. 이광연은 이번 대회에서 짧은 거리에서 이어지는 강한 슛을 여러 차례 막아낸 적이 있다. 에콰도르와의 준결승전에서도 후반 막판 실점과 다른 없는 헤더를 몸을 날려 막아내며 한국의 결승 진출을 견인했다.

이광연의 선방이 없었다면 승부가 연장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았다. 앞선 8강전에서는 승부차기에서 슛을 막아내기도 했다. '빛광연'이란 별명까지 얻은 이광연이 앞선 경기들처럼 제 몫을 하면 결승전도 더 쉽게 풀어나갈 수 있다.

우치 | 정다워기자 weo@sportsseoul.com


우크라이나에 폴란드는 '홈'이다
유럽 접경국… 경제.문화.정서까지 비슷

올해 20세 이하(U-20) 월드컵은 동유럽의 폴란드에서 열리고 있다. 하지만 개최국은 조별리그부터 졸전을 벌이더니 16강전에서 일찌감치 탈락하고 말았다. 그 사이 '또 하나의 개최국'이 승승장구하고 있다. 한국과 결승전을 치르는 우크라이나가 폴란드 대신 홈 이점을 톡톡히 누리는 주인공이다.

우크라이나는 폴란드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그냥 이웃이 아니다. 두 나라는 지난 2012년에 월드컵 다음으로 규모가 큰 축구 국가대항전 유럽축구선수권대회를 공동 개최한 적이 있다. 대규모 국제스포츠이벤트를 공동 개최할 만큼 양국이 경제나 문화, 정서적으로 가까운 사이란 뜻이다. 선수들이 익숙한 분위기 속에서 마치 자국에서 뛰듯 편안하게 경기할 수 있다. 무엇보다 경기장 분위기가 우크라이나 쪽으로 쏠릴 가능성이 있다. 폴란드 전체 인구는 3900만명인데 조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교민 혹은 자손들이 남동부를 중심으로 200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준결승까지는 우크라이나 경기에 관중이 특별히 몰리는 일이 일어나지 않았지만 결승전은 다를 수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도 "우크라이나는 홈그라운드처럼 느낄 것이다. 팬들이 한국과의 결승전 응원을 위해 우치로 대거 이동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이 첫 경기에서 포르투갈에 0-1로 패한 것과 달리 우크라이나는 조별리그에서 2승1무를 기록하며 D조 1위로 토너먼트에 오르는 등 아직까지 이번 대회에서 패한 적이 없다. 8강과 준결승에서 우승 후보인 콜롬비아와 이탈리아를 연달아 1-0으로 이긴 것도 큰 성과다. 우크라이나 U-20 대표팀을 이끄는 올렉산드르 페르트라코프 감독도 "대회가 폴란드에서 열리다보니 준비를 하는데 유리한 점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반면 우크라이나가 별다른 이점을 얻지 못할 것이란 의견도 있다. 우치 경기장이 1만8000여석 규모에 불과해 관중이 어느 한 팀을 일방적으로 응원하더라도 위압감을 주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한국이 토너먼트 들어 매 경기 1만 관중의 열띤 분위기 속에서 승리를 챙겼다는 점도 나쁘지 않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폴란드 홈팬을 끌어모으는 흥행 촉매 구실을 톡톡히 했다. 때문에 결승에서 오히려 한국을 격려하는 폴란드 관중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이지은기자 number23togo@sportsseoul.com

티켓 구입 '하늘의 별따기’
결승전 수용인원 1만8000명… 온라인 매진

한국 축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될 명승부를 현장에서 보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경기티켓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0 축구대표팀은 오는 16일 오전 1시(한국시간) 폴란드 우치의 우치 스타디움에서 우크라이나와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결승전을 갖는다. 이 경기는 한국 남자 축구 사상 첫 FIFA 주관대회 결승으로 주목받고 있다.

폴란드에서 열리고 있는 U-20 월드컵은 6개 구장을 활용하고 있다. 모두 1만 5000명~2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중소규모 구장들이다. 비드고슈치 스타디움이 수용인원 2만200명으로 가장 크고 비엘스코-비아와 스타디움이 15000명으로 가장 작다. 결승전이 열리는 우치 스타디움도 수용인원은 1만 8000명에 불과하다.

경기장이 크지 않다보니 이미 8강전 부터 매진 사례가 자주 나오고 있다. 그로 인해 현지 교민과 응원단들도 티켓을 구하는데 애를 먹었다. 우승팀을 가리는 결승전의 경우 티켓 구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체코, 헝가리, 독일 등 폴란드의 인접 국가 교민들도 태극전사들을 응원하기 위해 경기 관전을 계획하고 있지만 입장권을 구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폴란드의 인접국인 우크라이나 팬들이 대거 결승전을 관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티켓 경쟁은 한층 뜨거워졌다. 게다가 일찌감치 예매를 한 폴란드 축구팬들도 결승전에 대한 기대감이 커서 현장 관전을 많이 할 것으로 보인다.

U-20 월드컵 결승전 온라인 판매분은 이미 매진이 됐다. 취소 티켓 등이 발생할 경우 현장 판매분이 생길 여지는 남아있다. 일부 한국 팬들은 결승전 관전을 위해 폴란드행을 고민하고 있지만 정작 경기 티켓을 구하지 못해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티켓 문제는 비단 팬들 만의 고민은 아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결승전을 앞두고 응원단을 조직해 볼까 고려를 했지만 경기 티켓을 구하기가 어려워서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들도 경기 티켓을 구하지 못해 아직까지 폴란드로 떠날 인원을 확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도영인기자 dokun@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