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교외 도시 '뉴몰든' 500여명 모여 살아, "복지 혜택 등 최고 '탈북자 천국'"

[수요화제]

전체 한국인 9천명 거주, 유럽 최대 탈북자 사회
"우리를 탈북자로 보지않고'코리안'으로 봐준다"
北 적대국 美보다 안전, 한국 탈북자들도 선망지

영국 런던 교외에 '리틀 평양'이라 불리는 곳이 있다. 1970년대부터 많은 한인들이 거주하고 있던 이 지역에 2000년대부터 탈북자들이 몰리기 시작하면서 작은 평양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25일 일본 NHK는 '리틀 평양 인 런던'(Little Pyungyang In London)이라는 제목의 특집 기사를 통해 유럽 최대 탈북자 사회가 형성돼 있는 런던 탈북자들의 생활상을 소개했다

이 곳은 바로 런던 남서부의 뉴몰든이라는 지역으로 한국인 9000여명이 모여 산다. 그런데 이 지역에 지난 2004년부터 모여든 탈북자가 500여명을 넘어섰다.

NHK는 인터넷판 기사에서 '왜 탈북자들이 뉴몰든 지역에 몰려드는가?'라는 주제로 런던에 거주하는 탈북자들을 취재해 보도했다. 12년전 탈북해 동남아시아를 거쳐 영국에 들어온 뒤 뉴몰든 지역에 터를 잡은 김주일씨는 이 지역의 생활 환경에 대해 "다른 어느 나라에 사는 탈북자 보다 좋다"고 말했다.

탈북자들이 영국 런던 뉴몰든에 정착하려는 이유는 다양하다. 영국의 뛰어난 사회 복지 시스템도 그 중 하나다. 영국 정부는 난민 지위를 인정받은 이들에게 학교, 병원, 주택 수당, 취업 수당을 비롯해 모든 사회 복지 혜택을 영국 국민과 똑같이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서구 국가에 공통적으로 해당되는 사항이지만, 자녀에게 영어를 쉽게 가르칠 수 있는 환경이라는 것과 자신들을 '탈북자'로 보는 한국에서와 달리 '코리안'으로 뭉뚱그려 보는 경우가 많아 북한 출신이라는 것을 의식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도 이 지역에 탈북자가 몰리는 이유라고 NHK는 설명했다.

뉴몰든의 한인 커뮤니티는 1970년대부터 발달하기 시작했다. 탈북자들은 주로 한인이 운영하는 식당과 슈퍼 등에서 서빙, 청소 같은 저임금 단순 노동에 종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주민들은 영국이라는 국가에 대해 '강대국'이면서도 '안정적'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고 한다. 한국내 한 탈북자 단체 관계자는 "탈북해 일단 한국에 정착한 이들 중에서도 영국으로 가고 싶어 하는 이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영어권 국가 중 미국은 북한과 적대적 관계라 껄끄럽고, 캐나다는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지 않다는 설명이다.

영국은 2000년 12월 북한과 국교를 수립했다. 서유럽에서는 가장 빨리 북한과 외교관계를 맺은 국가다. 영국은 평양에, 북한은 런던에 각각 대사관을 두고 있다. 2004년 탈북자 3명을 난민 자격으로 받아들인 것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영국에 들어간 탈북자는 700여명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