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얼려 해동해도 차이 없어…우주서 인공수정 통해 출산 가능"

[과학뉴스]

"우주 무중력 상태에 놓여도 끄떡없는 것 확인"
난자보다 생존력강해, 얼렸다 녹여도 차이없어

달과 화성 등 우주로 진출하려는 인류 꿈을 부추겨주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얼린 남성의 '정자'는 10년 넘게 보관됐다가 해동해도 큰 차이가 없을 뿐 아니라 우주의 무중력 상태에 놓여도 끄떡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향후 인류가 마음만 먹으면 우주에서도 인공수정 등을 통해 아이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한국 언론에 따르면 최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35회 유럽 인간생식발생학회에서는 정자의 '강인함'을 보여주는 연구가 여럿 발표됐다.

몬세라테 보아다 스페인 덱시우스병원 교수는 냉동시킨 정자가 우주와 같은 무중력에 놓인다 하더라도 지상에 있을 때와 큰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우주와 같은 무중력 상태는 심혈관계, 근골격계, 중추신경 등에 영향을 미친다. 무중력 상태에서 정자 운동성이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지만 인공수정을 위한 냉동 정자가 우주에 갔을 때 어떤 영향을 받는지에 대한 연구는 아직 없었다.

연구진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남성 10명에게 정액 샘플을 받은 뒤 냉동하고 이를 비행기에 태워 자유낙하를 반복하면서 무중력 상태에 노출했다. 이후 연구진은 불임검사 시 진행하는 정자 농도, 활동성, 형태, DNA 분열 등을 조사했다. 보아다 교수는 "무중력 상태에 노출됐던 냉동 정자는 그렇지 않은 정자와 비교했을 때 거의 모든 분야에서 변화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같은 학회에서 중국 연구진은 정자를 10년 이상 냉동 보관했다가 해동해도 인공수정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연구를 발표했다. 추안 황 중국 후난정자은행 박사 연구진은 정액 샘플 11만9558개를 냉동을 시작한 지 6개월~5년, 6~10년, 11~15년 등 세 그룹으로 나눴다. 이후 해동했을 때 정자 움직임과 인공수정을 시도했을 때 출산율을 조사했다.

먼저 연구진은 냉동 정자를 해동했을 때 정자 생존율이 지난 15년 동안 84%에서 74%로 낮아진 것을 발견했다. 하지만 이 같은 생존율 변화는 출산율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인공수정 시 각 그룹 냉동정자를 사용했을 때 성공률을 분석했다. 그 결과 각 그룹에서 81.63%(6개월~5년), 79.11%(6~10년), 73.91%(11~15년)로 오래 냉동 보관한 정자일수록 출산율이 조금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하지만 이 정도 수준은 정자의 장기 냉동 저장이 실제 출생률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정자는 세포가 작은 만큼 난자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생존력이 강하다"며 "기술이 좋아져 10년 넘게 보관했다가 녹여도 인공수정 성공률에는 큰 차이가 없다는 게 학계의 견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