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외벽 패널·알루미늄 캔 등 날아가며 곳곳 2차 피해

(안성=연합뉴스) 권준우 기자 = "'꽝' 소리가 들리더니 땅이 흔들리고 뭐가 막 날아오더라니까."

6일 경기 안성시의 종이상자 제조공장 화재 현장 주변은 말 그대로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이날 오후 3시 30분께 찾은 현장은 화재 발생 2시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불길이 치솟고, 검은 연기가 공장 주변을 휘감고 있었다.

불길 옆에는 산산조각난 석제 전봇대와 함께 공장 건물 골조로 추정되는 철 구조물이 엿가락처럼 휘어진 채 쌓여 있었다.

또 이 부근 도로는 폭발에 의해 튕겨 나온 파편들이 쌓여 발에 치일 지경이었다. 지상 10여m 높이 전선에는 폭발 당시 공장으로부터 날아온 것으로 보이는 건물 외벽 철제 패널이 위태로이 걸려 있었다.

주민 김모(47) 씨는 "사고 당시 길 건너편 가건물에 있었는데 굉음과 함께 벽에 걸린 시계가 떨어질 정도의 진동이 전해져왔다"며 "그러곤 이내 폭발로 인한 파편들이 곳곳으로 날아들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가벼운 스티로폼 파편뿐만 아니라 알루미늄 소재 캔도 폭발흔이 남은 채 곳곳에 흩어져 있어 긴박했던 화재 상황을 짐작케 했다.

사고 지점과 100여m 떨어진 곳에 주차된 차량이 폭발의 충격과 그로 인한 파편으로 파손되기도 했다.

소방 관계자는 "불길이 완전히 잡히지 않아 정확한 피해 규모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진화를 마치는 대로 사고 원인과 피해 상황을 조사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 1시 15분께 안성시 양성면 종이상자 제조공장에서 폭발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불이 났다.

이 불로 안성소방서 양성지역대 소속 석원호(45) 소방장이 순직하고, 이돈창(58) 소방위가 얼굴과 양쪽 팔에 1∼2도 화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다. 또 공장 관계자 등 9명이 부상했다.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 30여 분만에 큰 불길을 잡고, 진화 작업 마무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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