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못지않은 스마트폰 열풍…고급 폰 700불, 평양근교 농촌 주택가격
[북한]
빚내서 스마트폰 사는 '모바일 푸어' 등장
"한류 드라마등 몰래 보기위해서도 꼭 필요"

북한의 휴대전화 가입자 수가 6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북한 내부에서 휴대전화 구매를 위해 집을 파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고 데일리NK가 보도했다. 휴대전화가 생활필수품이 되면서 이를 구매하기 위해 극단적인 방법을 동원하는 북한 주민들이 많다는 것이다 .

평안남도 소식통은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소득이 낮아 자기 집도 마련하지 못한 주민들도 손전화(휴대전화) 구매는 필수로 인식되고 있다"며 "일부 북한 주민들 속에서 집을 팔아 손전화를 사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에서도 스마트폰 도입 초창기에 고가의 스마트폰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일명 '폰 푸어'(Phone poor)의 출현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바 있다. 그런데 최근 북한에서도 소득수준이 낮아 휴대전화를 사기 어려운 여건임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이를 구매하는 '휴대전화 푸어'가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다.

매체에 따르면, 평균적인 4인 가족의 한달 생활비는 50만 북한원(7만5100원)인 반면, 국영기업의 평균 월급은 4000 북한원(600원)이다. 시장에서 장사해 번 돈으로 그 구멍을 메우고 사는 것이 북한 주민의 일반적인 살림살이다.

휴대전화는 공기계도 100달러(약 12만원)에 달하고, 고급 사양의 스마트폰은 700달러(약 85만원)에 팔린다. 700달러는 평양 근교의 농촌주택 1채에 해당하는 가격이다. 지방도시 외곽이라면, 그 5분의 1에서 10분의 1이 일반적인 시세다. 집을 팔아야 휴대전화 1대를 살 수 있는 셈이다.

소식통은 북한 주민들이 그렇게까지 무리를 하며 휴대전화를 사는 풍조에 대해 이런 사회 배경을 들었다.

"친구나 가족과의 커뮤니케이션은 휴대전화로 한다. 직접 만나는 횟수가 줄어 휴대전화로 인사하는 시대가 됐다. 휴대전화가 없으면 친구와의 관계가 끊길 정도다."

다른 평양의 소식통은 "조선 사람들은 식사를 거르는 한이 있더라도 휴대전화는 갖고 다녀야 한다고 생각한다. 밥도 못 먹고 담배도 제대로 못 피우지만, 휴대전화 만은 꼭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 아이폰의 메신저 앱을 이용해 메시지를 주고 받으면, 당국의 감시를 피할 수 있어 민감한 내용의 얘기는 아이폰으로 주고받는다고 한다.

스마트폰을 사는 것은 중요한 투자이기도 하다고 매체는 전했다. 상인들은 자신이 취급하는 상품의 가격 정보를 스마트폰으로 조사한다. 식당은 스마트폰으로 배달 주문을 받는다. 더운 여름철, 인기 메뉴는 역시 냉면이다.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쇼핑, 송금, 택시 서비스는 물론, 금지된 한류 콘텐트도 몰래 볼 수 있다. 한류 콘텐트를 몰래 보다 걸리면 목숨까지 위태로울 수 있지만, 한류 콘텐트를 SD카드에 저장해 놓고 보다가 여차하면 이를 몰래 숨기는 방식으로 단속을 피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