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경찰, 中국기 모독 5명 구금…中매체 "무경 투입 합리적" 보도
"참을 만큼 참았다" 시위 규탄광고…갑부 리카싱도 '폭력금지' 광고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김진방 특파원 = 홍콩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격화하면서 중국 당국의 무력 투입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중국 관영 매체들이 이번 시위 기간 시위 참가자 748명이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16일 지난 6월 9일 처음 송환법 반대 시위가 시작된 이후 현재까지 불법 행위를 저지른 시위대 748명이 체포됐고, 이 중 115명이 기소됐다고 보도했다.

또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홍콩 경찰 177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통신은 체포된 시위대의 연령은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하고, 홍콩 공항에서 경찰의 진입을 막은 사람들도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특히 홍콩 경찰은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五星紅旗)를 모독한 시위대 5명을 체포해 구금했다.

오성홍기 모독죄로 체포된 시위대는 남성 4명, 여성 1명으로 모두 20대 초반이다.

이들은 지난 3일 홍콩 침사추이(尖沙咀)에서 부둣가 게양대에 걸려있던 오성홍기를 끌어내려 바다에 던진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홍콩 주요 신문에 홍콩 시위를 반대하는 광고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관영 중앙(CC)TV와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에 따르면, 홍콩 명보(明報), 신보(信報), 동방일보(東方日報), 홍콩경제일보(香港經濟日報) 등 홍콩 주요 매체에는 지난 15일 '홍콩은 참을 만큼 참았다'라는 제목의 전면 광고가 게재됐다.

'홍콩에서 나고 자란 홍콩시민들'이란 광고주 명의로 게재된 이 광고에는 "홍콩 시위대의 불법 행위를 규탄한다"며 "홍콩시민이라면 이런 불법 행위를 더는 좌시하지 말고 들고 일어나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가정의 가장과 학교의 교장들에게 시위 주요 세력인 학생들이 시위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인민일보는 "홍콩시민들이 시위대의 불법 행위에 대해 그들이 어리고, 경찰이 스스로 방어할 무기가 있다는 이유로 침묵한다면 나중에 자신이 공격받을 때 아무도 도와줄 사람이 없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는 광고 문구를 자세히 소개했다.

홍콩 최고 갑부인 리카싱(李嘉誠·91)도 16일 문회보(文匯報), 대공보(大公報) 등 친(親)중 성향의 홍콩 매체에 시위대의 폭력행위를 규탄하는 내용의 광고를 실었다.

전면 광고 형태의 이 신문 광고에는 '폭력'이라는 두 글자에 금지 마크가 찍혀 있다.

폭력 금지를 나타내는 그림 좌우에는 '중국과 홍콩과 자신을 사랑하자', '자유와 포용, 법치를 사랑하자'라는 문구도 등장한다.

또 광고 하단에는 '사랑으로서 의를 행하고, 분노를 멈추자'라는 글이 적혀 있다.

홍콩 시위대가 공항 점거 시위를 지속하면서 중국 당국의 무력 투입 가능성도 점차 커지고 있다.

중국 인터넷 매체 펑파이(澎湃)는 이날 중국 당국의 무력 투입 가능성을 전망하는 기사를 보도했다.

펑파이는 "선전(深천<土+川>)에 집결한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무장 경찰은 헌법과 법률 수호를 목적으로 탄생한 조직"이라며 "폭력 범죄, 사회 혼란 행위, 테러 진압 등 무장 경찰이 담당하는 임무를 고려하면 홍콩 사태에 무장 경찰을 투입하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펑파이는 이어 중국 군대가 홍콩 사무에 개입하는 것이 타당한지와 관련해서는 "중국 기본법에 따르면 홍콩 정부의 요청이 있을 시 중국 정부는 홍콩 주둔 인민해방군과 협조해 사회 치안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법률적인 측면에서 무장 경찰 부대가 홍콩에 진입하는 것에 실질적인 장애는 없다"면서 "홍콩 사태가 계속해서 악화할 경우 홍콩 주둔군 외에 무장 경찰도 법에 따라 홍콩 사무에 개입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덧붙였다.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