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됐다. 전 YG엔터테인먼트의 대표 양현석과 소속 아티스트였던 빅뱅의 전 멤버 승리까지.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지만, YG엔터테인먼트와 관련된 잡음과 의혹에 대한 실마리가 풀릴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주말인 17일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5시간 동안 서울 마포구에 있는 YG 사옥에 수사관 17명을 투입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이는 양현석과 승리의 상습 도박 혐의를 뒷받침할 단서를 찾는 한편 도박에 사용됐을 것으로 의심받는 자금의 출처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경찰은 또한 양현석이 사용하던 사무실을 포함해 YG엔터테인먼트 사옥 내 곳곳의 사무 공간을 대상으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다만 양현석의 주거지는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구체적인 압수물을 확인해줄 수 없지만, 할 수 있는 내용에 대해서는 모두 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압수물 분석 작업을 마치는대로 양 전 대표와 승리 소환조사 여부와 시기를 정할 방침이다.

아직 갈길이 멀다고 하는 이유는 양현석과 YG엔터테인먼트가 조사를 받기 전에도 수 개월간 승리의 사건이 있었기 때문이다. 승리와 양현석 모두 성매매 알선 및 상습도박 혐의로 조사만 받았을 뿐, 더 이상의 진척은 없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의혹과 새로운 단서가 나오며 이목을 집중시키지만, 정작 두 사람의 입은 더욱 무거워지고 있다.

이 때문에 소속사의 리스크 역시 더 커지고 있다. 현재 남아있는 YG엔터테인먼트 소속 연예인들은 회사 소속이라는 이유로 매번 “소속사와 관련된 잡음은 나와 관련이 없다” 혹은 “불미스러운 일은 있었지만, 나는 내일을 열심히 할 것”이라는 말을 되풀이 해야한다.

자연스럽게 대중의 피로도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수개월간 양현석과 승리 그리고 또 다른 YG엔터테인먼트 소속 연예인들에 대한 불미스러운 일들이 알려질 때 마다 허탈감이 더해지고 있는 것. 한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지금까지 알려진 몇몇 YG엔터테인먼트 관계자들의 상습도박 및 성접대 등이다. 하지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새 사실들이 알려질 때마다 그리 반갑지는 않다”면서 “국내를 넘어 해외까지 많은 사랑을 받은 거대 엔터테인먼트 회사였던 만큼 자칫 연예계 전체가 물들은 것 처럼 비쳐지는 위험요소가 존재한다. 때문에 이번 경찰수사는 좀 더 빠르게 확실히 진행됐으면 하는 바람이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경찰은 양현석과 승리가 해외에서 ‘원정 도박’을 했다는 첩보를 입수해 내사를 진행해왔으며 경찰은 이달 중순께 양 전 대표와 승리를 상습도박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은 또한 양현석 등이 회삿돈을 도박자금으로 빼돌렸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면밀히 분석하면서 횡령 정황이 있는지도 살필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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