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로 빙하 녹으면서 드러난 고가 지하광물 보물

[그린란드]

백금등 광물외 유전, 천연가스 풍부 몸값 급등
지정학적으로도 요충지 부상, 中·露 경쟁 심화
뒤늦게 뛰어든 美 1946년에도 매입 시도 실패,
덴마크 자치령, 주민 75% 가 자치권 확대 지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매입 의사를 밝히고 덴마크 정부가 이를 거부하는 등 북극에 위치한 세계에서 가장 큰 섬, 그린란드가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은 알래스카를 러시아로부터 매입한 19세기 중반부터 그린란드에 지대한 관심을 보여왔고, 최근에는 러시아·중국과 북극권 자원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면서 그린란드의 중요성이 보다 부각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그린란드 표면을 뒤덮고 있던 빙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각종 광물자원, 석유, 천연가스 등이 발견되고 있는 것도 그린란드의 몸값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그린란드 외무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매입의사가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그린란드가 매각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히며 논란을 정리했다.

실제 미국이 그린란드 매입의사를 밝힌 것은 1867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러시아제국으로부터 알래스카를 매입한 미국에서는 그린란드와 아이슬란드에 대한 매입 계획도 나왔지만, 실현되진 못했다.

이후 1946년 트루먼 행정부 당시 미국 정부는 덴마크 정부에 그린란드를 1억달러에 매입하겠다 제안했으나 덴마크에서 거절했다. 이후 1950년 덴마크는 미국의 툴레 공군기지 설립 제안은 받아들여 1953년 완성됐으며, 현재도 이 기지는 북극권 일대에서 나토(NATO)의 주요한 방어기지로 알려져있다. 미국은 최근 러시아와 중국이 잇따라 북극권 진출을 노골적으로 밝히면서 그린란드를 비롯한 북극해 일대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어났다.

열강들이 이처럼 그린란드에 관심이 높아지게 된 이유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그린란드 주변의 환경변화와 관련이 있다. 그린란드는 겨울철 최저온도가 영하 70도에 달하고 전체 섬의 99%가 빙하와 바위로 뒤덮여 쓸모없는 땅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 지구온난화로 빙하량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빙하에 묻혀있던 구리, 철, 아연, 백금 등 천연자원과 유전지대, 천연가스층들이 발견되기 시작했다. 또한 유럽과 북미대륙의 중간에 위치해있는 지정학적 요충지라는 특성도 열강들의 개입의지를 부추기고 있는 상황이다.

그린란드의 정치적 변화 역시 열강들의 개입 여지를 점점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린란드는 지난 2008년 자치권 확대 주민투표에서 75% 이상 주민들이 자치권 확대에 찬성해 독립의지가 높은 지역으로 알려져있다. 현재 국방이나 외교적 사안 외에 모두 덴마크와 별도의 그린란드 의회와 내각에 의해 통치되는 자치령이다. 덴마크 정부가 영유권을 잃지 않기 위해 전체 그린란드 재정의 60% 이상에 해당하는 보조금을 매년 주고 있는 상황이지만, 그린란드의 지하자원 개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재정독립도 점차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린란드 의회는 2021년까지 독립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어 향후 그린란드 영유권의 향방이 국제적 관심사로 떠오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는 아직 눈독?
"부동산 빅딜 가능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 구매설을 직접 거론하면서 매입 의도에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달 예정대로 덴마크를 방문하면 그린란드 매입 문제가 어젠다가 될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기자들에게 그린란드 매입 검토설과 관련해 "그것은 기본적으로 대규모 부동산 딜이며, 많은 것이 이뤄질 수 있다"며 "그것(그린란드 매입)은 미국을 위해 전략적으로 좋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폭스뉴스에 나와 "그것(그린란드 매입 구상)은 진전되고 있고, 우리는 그것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덴마크는 우리의 동맹이고, 그린란드는 전략적 장소라면서 "부동산 매입을 잘 아는 대통령(트럼프)이 살펴보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터무니 없다"고 일축했다. 킴 키엘슨 그린란드 총리 역시 "그린란드는 판매가 아니라 비즈니스에 열려 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