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 일파만파

동물원 뉴스 생방송중 고릴라 화면 나오자
인종차별 비난 쇄도 사과 불구 여론 들끓어


미국 방송사 여성 앵커가 흑인 동료의 외양을 고릴라와 비교하는 발언을 했다가 사과했으나 들끓는 여론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27일 NBC뉴스 등에 따르면 오클라호마주(州) 지역 언론매체인 코코 5 뉴스(KOCO 5 News)의 백인 여성 앵커 앨릭스 허스든은 지난 22일 현지 동물원 소식을 전하던 중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 새끼 고릴라의 모습이 화면에 나오자 옆에 앉은 흑인 동료 앵커 제이슨 해킷을 쳐다보면서 "약간 당신과 비슷하게 보인다"고 말한 것이다.

흑인을 유인원에 비유한 이러한 발언은 인종차별적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이러한 발언이 문제가 되자 23일 하우스덴은 같은 방송을 통해 울먹이는 얼굴로 "사려 깊지 못하고 부적절한 발언으로 사람들을 아프게 했다"면서 "지난 1년 반동안 (해켓은) 나의 가장 친한 친구였으며, 의도적으로 상처를 주기 위해 한 말은 아니다"라고 사과했다.

자신을 유인원에 비유한 동료와 동료에게 쏟아지는 비난을 지켜본 해켓은 "이번 일이 사람들에게 단어 사용의 중요성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길 바란다"면서 "고정관념을 이해하고 특정 단어가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며 사과를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과를 받아들였지만 "(그런 발언이) 깊은 상처가 됐다"면서 "말이 문제가 된다는 것을 가르쳐주는 교훈적 순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미국 사회에서 인종 갈등이나 인종 차별 논란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민주당의 유색인종 출신 여성 하원의원 4인방에게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고 목청을 높이고, 흑인이 많이 거주하는 메릴랜드주 볼티모어를 "쥐와 설치류가 들끓는 난장판"이라고 하는 등 인종차별적 막말을 쏟아내 논란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