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의사 정치현 목사 야당인 '기독민주당'후보로 내달 대통령 선거 출사표

1982년 12살때 이민 귀화…최근 당 후보 확정
"공산 독재 국가가 되는 것 막기위해 출마 결심"
미주한인기독교총연합 등 한인교계 후원 나서

오는 10월 볼리비아 대통령 선거에 한인 목사 겸 의사인 정치현(49) 씨가 야당인 기독민주당(PDC)의 후보로 나서게 됐다.

정씨와 볼리비아 일간 라라손에 따르면 PDC는 내부 회의를 거쳐 정씨를 하이메 파스 사모라 전 대통령을 대체할 당의 대선 후보로 지난 달 29일 결정했다.

해외 대선에 한국계 후보가 도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후보는 80세 고령의 사모라 전 대통령이 지난 6월 후보에서 사퇴한 후 지난달부터 PDC 대체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렸으나 당 내부 논란으로 후보 확정이 늦어졌다.

한국에서 태어난 정 후보는 선교사였던 아버지 정은실 목사를 따라 12살 때인 1982년 처음 볼리비아로 건너간 후 볼리비아로 귀화해 외과의사와 목사로 활동했다. 아버지는 1990년 볼리비아 기독대학교(UCEBOL)를 설립하기도 했다.

정 후보는 "내가 자라고 공부한 이 땅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출마를 결정하게 됐다"며 "볼리비아가 공산 독재국가가 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볼리비아의 지하자원을 제대로 활용하고 새마을운동 정신을 접목하면 볼리비아 경제도 충분히 발전할 수 있다. 볼리비아에도 한국의 기적이 나타나길 바란다"며 볼리비아를 5년 이내에 선진국 문턱으로 끌어올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한, 대통령이 된다면 경제, 스포츠, 문화 등 한국과의 다양한 분야에서의 교류를 확대하는 것은 물론 이러한 기회를 통해 하나님께 영광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정 후보는 밝혔다.

산타크루스에서 사목하는 정 후보는 가정을 중시하고 성경 교육을 강화하는 등의 기독교적인 공약도 내세우고 있다.

오는 10월 20일 치러지는 볼리비아 대선엔 에보 모랄레스 현 대통령이 4선 도전장을 냈다.

최근 여론조사에선 모랄레스 대통령이 35%, 야당 후보 카를로스 메사 전 대통령이 27%로 1, 2위를 달리고 있다. PDC의 전 후보인 사모라 전 대통령은 사퇴 전 1∼3%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정 후보는 "승산을 떠나 볼리비아와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사람의 의무라고 생각해서 나온 것"이라면서도 "부동표가 갈수록 많아지고 있는 데다 내가 유일하게 새로운 이미지의 후보"라며 남은 선거기간 최선을 다해 선거 캠페인에 나설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미주한인기독교총연합회(회장 민승기 목사)를 비롯한 여러 미주한인교회 연합회 지도자들은 미주 지원 협력단을 구성하고 정 후보의 당선을 위해 각 교회와 성도들에게 기도 및 후원금 모금에 동참해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