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사 안 나타난 여자 프로골프 지망생

'왕따'를 극복한 프로골퍼 지망생의 용기에 미국 전역에서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필 미켈슨 등 수많은 스타 골퍼를 배출한 '골프 명문' 애리조나주립대 여자골프 선수였던 21세 헤일리 무어가 주인공이다.
문화일보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출신인 무어는 고교생이던 2015년 L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현 ANA 인스피레이션)에 출전해 컷을 통과했고, 2018년엔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내셔널 챔피언십 우승을 이끌었으며, 올해 처음 열린 오거스타 내셔널 여자 아마추어 챔피언십에 참가하는 등 LPGA 투어를 향해 꿈을 키워왔다.
하지만 무어는 실력만 있으면 된다는 생각이 착각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LPGA 퀄리파잉 스쿨에 도전하는 무어에게 경제적인 문제가 찾아왔다. 돈을 벌려면 돈이 필요했던 것. 퀄리파잉 스쿨 참가비와 호텔 숙박료, 항공료, 렌터카, 캐디 고용 등 비용이 꽤 필요하다.
무어 정도의 수준이라면 쉽게 골프용품사, 후원기업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무어는 외톨이가 됐다. 뚱뚱한 외모 탓에 후원사가 나타나지 않은 것.
하지만 퀄리파잉 스쿨을 거치려면 3만 달러가 필요했다. 답답했던 무어는 용기를 냈다.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자선단체 '고펀드미(GoFundMe)' 홈페이지에 이메일을 보내 자신의 처지를 설명하면서 후원의 손길을 부탁했다. 무어는 자신이 어린 시절 외모 탓에 친구들로부터 왕따를 당했다는 부끄러운 과거도 고백했다. 그러자 무어에게 '아름다운 친구들'이 찾아왔다. 무어를 위해 대학 동문들이 나서 5000달러를 모았고, 한 모터바이크 모임이 6190달러의 기부금을 전달하는 등 무어의 용기에 감명받은 팬들의 기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항공사 마일리지와 호텔 포인트를 주겠다는 사람부터 대회장 인근에 있는 자신의 집을 빌려주거나 무료로 캐디가 되겠다는 후원자도 나타났다. 무어의 SNS에는 "절대 포기하지 말라"며 용기를 북돋는 격려의 글이 쇄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