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감자 1인당 연 관리비 1천300만달러

뉴스분석

9/11 테러 주모자 등 40명 테러 용의자 수감
1천800명 경비병력 배치, 수감자 1인당 45명
정치적 합의 실패로 美 본토 이송 방안 난항

2000년대 초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에서 체포한 용의자들을 구금하기 위해 쿠바 관타나모 미 해군기지에 설치한 수용소가 연간 1인당 수감 비용이 약 1천300만 달러가 소요되는 '지구상에서 가장 비싼 교도소'로 나타났다.

관타나모 수용소에는 현재 9/11 테러 주모자들을 포함한 40명의 테러 용의자들이 수감돼 있으며 지난해 이 교도소와 관련 시설 및 경비인력, 부속 군사재판소 등을 유지하는데 5억4천만 달러(약 6천428억원)가 들어간 것으로 뉴욕타임스(NYT)가 16일 밝혔다.

나치 전범 루돌프 헤스 부총통 한 사람을 수감했던 독일 베를린 스판다우 교도소의 1985년 유지비용이 약 150만 달러(약 17억8천만원, 현재 통화가치 환산)이고 미국 내 가장 위험한 죄수들이 수감된 콜로라도 '슈퍼맥스' 교도소의 2012년 수감자 1인당 유지비용이 7만8천 달러(약 9천200만원)인 점을 고려할 때 관타나모 수용소가 단연 세계에서 가장 비싼 수감시설임을 보여주고 있다.

더욱이 중앙정보국(CIA) 요원 체류 비용 등 기밀로 분류된 비용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고 있다. 이 밖에 정보분석가, 노무자, 정보기술전문가와 기타 정부 관리 등 300명이 추가로 일하고 있다.

수감자들은 줄어들고 있으나 관련 시설 관리 비용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2013년 국방부 보고서에 따르면 관타나모 수용소 관리비용은 4억5천410만 달러로 지난해보다 약 9천만 달러가 적었으며 당시 수감자는 166명으로 1인당 수감 비용은 270만 달러였다.

관타나모 수용소는 18년 전 당시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테러와의 전쟁에서 잡힌 용의자들을 구금하기 위해 해군기지 내 이른바 '캠프 엑스 레이'(Camp X-Ray )라고 불리는 구역에 급조한 시설이다. 미 당국은 수용소가 외부로부터 상당 거리로 격리된 시설임을 감안, 1천800명의 경비병력을 배치했으며 이는 수감자 1인당 45명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들 경비병력은 3동의 수감자 건물과 초특급 보안이 취해진 2동의 본부건물, 최소한 3곳의 의무실, 수감자들이 변호인들과 접촉하는 구역 등을 관리한다.

모두 남성인 40명의 수감자는 무슬림들을 위한 할랄 식단을 받고 위성 뉴스와 스포츠 채널을 시청할 수 있으며 운동기구와 함께 플레이스테이션 게임장비도 이용할 수 있다.

국방부 보고서는 2002~2014년간 수용소 건설 및 관리 비용을 52억 달러로 추산했으나 현재 누적 비용은 70억 달러를 넘어서고 있다. 지금까지 누적 수감자 수는 모두 770명으로 가장 수감자가 많았던 때는 2003년으로 677명이었다. 마지막 수감자는 2008년 도착했다.

부시 행정부는 지금까지 약 540명의 수감자를 석방했으며 이들은 대부분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사우디아라비아 등지로 송환됐다. 불과 40명의 수감자를 관리하기 위해 엄청난 예산을 투입하는 데 따른 논란도 진행형이다. 그러나 수용소를 폐쇄하고 수감자들을 미 본토로 이송하는 방안은 전혀 정치적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NYT는 앞서 '관타나모 5인'을 포함한 9/11 테러를 주도했던 용의자들이 오는 2021년 1월 정식 재판에 들어간다고 보도했다. 9/11 참사 발생 후 약 20년이 지나서야 재판이 열리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