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2·LA 다저스)이 정규리그 홈 마지막 등판에서 메이저리그 데뷔 첫 홈런포와 동시에 호투를 펼치면서 시즌 13승째(5패)를 따냈다. 그리고 팀에는 시즌 100승(56패)째를 선물했다.
류현진은 22일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9시즌 메이저리그 콜로라도와의 홈 시리즈 마지막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6피안타(2피홈런) 8탈삼진 3실점(3자책점)을 기록, 팀의 7-4 승리를 이끌며 승리 투수가 됐다.
지난달 1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경기에서 시즌 12승을 달성한 뒤 한달이 훌쩍 넘게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한 그는 승수 쌓기에 성공했다. 이전까지 콜로라도를 4차례 만나 승리 없이 1패만 떠안았는데 그 징크스까지 털어냈다.
류현진이 지배한 경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회 초 첫 타자 트레버 스토리를 삼진으로 처리하며 기분 좋게 출발한 그는 개럿 햄슨에게 5구째 커터를 공략당해 좌중월 솔로 홈런을 얻어맞았다. 그가 홈런을 허용한 건 지난달 23일 뉴욕 양키스전 이후 4경기 만이다. 놀란 아레나도 타석 때도 1루수 실책으로 진루를 허용했는데 이안 데스몬드를 우익수 플라이로, 라이언 맥마혼을 삼진으로 각각 잡아내면서 1회를 마쳤다. 2회 초엔 공 7개로 삼자 범퇴처리했다. 조쉬 푸엔테스를 우익수 플라이, 샘 힐리아드를 1루 땅볼로 돌려세웠고 드류 뷰테라를 다시 삼진으로 잡아냈다.
3회 초부터 더욱 안정 궤도에 들어섰다. 상대 투수 안토니오 센사텔라를 상대로 커브를 앞세워 3구 삼진을 해낸 그는 스토리와 두 번째 대결에서도 시속 91,9마일짜리 하이 패스트볼로 연속 삼진을 잡아냈다. 홈런을 맞은 햄슨도 2루 땅볼로 처리했다. 4회 초엔 천적 아레나도에게 우전 안타를 내줬지만 데스몬드를 병살타로 처리한 뒤 맥마혼을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5회 초에도 푸엔테스를 유격수 땅볼로 잡은 뒤 힐리아드에게 중전 안타를 내줬지만 부테라 타석 때 병살타를 끌어내면서 역투를 이어갔다.
그리고 5회 말 타석에서 류현진은 스스로 경기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놨다. 앞서 팀이 0-1로 뒤진 2회 2사 만루에서 첫 타석에 들어섰지만 초반 2개 볼을 골라내고도 투수 땅볼로 물러났다. 그러나 5회 말 선두 타자로 나서 상대 선발 센사텔라를 상대로 깜짝 홈런을 쳐냈다. 볼카운트 0볼 2스트라이크의 불리한 상황에서 가운데로 높게 몰린 3구째 94마일짜리 패스트볼이 들어오자 무자비하게 방망이를 휘둘렀다. 공은 389.4피트를 날아 가운데 담장을 넘어갔다. 메이저리그 데뷔 7시즌 만에 터진 첫 번째 홈런으로 공교롭게고 계약 마지막 해인 이번 시즌 마지막 홈경기의 마지막 타석이었다.
류현진의 홈런에 힘입은 다저스 타선은 바로 불을 뿜어댔다. 작 피더슨이 볼넷을 골라낸 데 이어 가빈 럭스가 우중간 안타를 터뜨렸다. 이어 저스틴 터너의 좌전 안타가 터지면서 무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콜로라도는 센사텔라를 마운드에서 내리고 제이크 맥기를 투입했다. 하지만 류현진으로 시작한 다저스 타선의 화력은 기어코 정점을 찍었다. 코디 벨린저가 맥기의 2구째를 공략해 만루 홈런을 쏘아올렸다. 벨린저의 시즌 46호 홈런으로 다저스는 순식간에 5-1로 콜로라도를 압도했다.
오름세를 탄 류현진은 6회 초 대타 팻 발라이카를 유격수 땅볼로 제압한 뒤 스토리에게 좌전 2루타를 내줬다. 그러나 햄슨을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천적' 아레나도 역시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다. 7회 초엔 민첩한 수비가 돋보였다. 선두 타자 데스몬드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한 그는 맥마혼의 희생번트 때 재빠르게 전진 수비를 하면서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이어 푸엔테스 투수 땅볼 때도 침착하게 선행 주자 데스몬드를 처리, 위기에서 벗어나는 듯했다. 그러나 2사 1루에서 다음 타자 힐리아드를 상대로 뜻밖에 투런 홈런을 허용했다. 이날 투·타에서 팀 승리의 도화선 구실을 했기에 다소 뼈아픈 홈런이었다.
이 홈런 때문에 경기 중간 한때 2.31까지 떨어졌던 평균자책점은 2.41로 올라갔다.
그러나 류현진은 팀이 5-3으로 7회까지 마운드를 책임지고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춘 채 내려왔다. 다저스 타선은 7회 말 2사에서 코리 시거의 중월 솔로 홈런에 이어 8회 말에도 윌 스미스가 좌월 솔로 홈런을 치며 점수 차를 7-3으로 벌려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그리고 9회 마운드에서 켄리 잰슨이 1점을 허용했지만 추가 실점을 막아내며 기분 좋게 19시즌의 마지막 홈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다저스는 오는 24일부터 샌디에고 파드리스, 27일부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원정 3연전씩을 치르며 이번 시즌 정규리그를 모두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