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쉬운게 아니에요" 입담 과시
KPGA 제네시스 챔피언십 기자회견

"해 뜨면 공 치고, 해가 지면 집에 오고, 밥 먹으면 피곤하니까 자고…. 이게 쉬운 게 아니에요."
'탱크' 최경주(49)의 인터뷰 솜씨는 여전했다.
최경주는 9일 인천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 대회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절묘한 비유와 재치 있는 말솜씨로 행사장 분위기를 주도했다.
그는 먼저 2018~19시즌 PGA 투어 신인상을 받은 임성재(21)를 평해달라는 말에 "참 성실하다"며 이렇게 답했다. 최경주는 "옆에서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 없이 본인이 알아서 하는 거다"라며 "해 뜨면 공 치고, 해가 지면 집에 오고, 밥 먹으면 피곤하니까 자고…"라고 임성재의 일상을 마치 옆에서 지켜본 것처럼 표현했다.
행사장에 웃음이 터지자 그는 농담이 아니라는 듯이 "이런 생활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니까요"라고 되물으며 강조했다.
그만큼 임성재가 다른 일에 시간을 뺏기지 않고 골프에만 전념한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6일 끝난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서 3위를 차지, 모처럼 우승 경쟁을 벌였던 그는 "이 대회에서 최근 2년간 컷 탈락을 했는데 올해는 꼭 컷을 통과해서 나흘 내내 많은 선수, 갤러리분들과 동행하는 라운드를 하고 싶다"고 의욕을 내보였다.
한국 선수들의 국제 경쟁력에 대한 의견을 말하면서는 "미국 선수들은 바람이 불어도 300야드, 안 불어도 300야드를 날린다"며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이라고 능청스럽게 말하기도 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선수들에게 이번 대회 우승 후보를 지목해달라는 질문에 첫 답변자로 나선 노승열(28)이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선수들을 둘러보자 최경주는 먼저 "부담 갖지 말고 나는 빼고 답하라"고 배려했다. 하지만 노승열은 마치 '생각도 안 했다'는 듯한 표정으로 "죄송합니다"라고 꾸벅 고개를 숙이더니 이내 임성재를 우승 후보로 지목해 최경주가 잠시 민망한 장면이 연출돼 다시 한번 행사장에 폭소가 터졌다.
이후 답변에 나선 최진호와 임성재가 연달아 최경주를 우승 후보로 지목하자 최경주는 "응, 고마워. 말이라도"라고 답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