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뉴·스]
총선 불출마 선언한 민주당 이철희

"막말과 선동만 있고, 숙의와 타협은 사라졌다"
"상대를 죽여야 내가 사는 정치, 국민을 패자로"

"정치가 해답을 주기는커녕 문제가 되어버렸다"
"멀쩡한 정신 유지 힘들어…국회의원 못 하겠다"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55·초선·사진)이 15일 "국회의원 한 번 더 한다고 해서 우리 정치를 바꿔놓을 자신이 없다"며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 내에서 총선 불출마를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이 의원이 처음이다. 이 의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퇴까지 지난 67일의 공방을 거론하며 "정치권 전체의 책임이다. 부끄럽고 창피하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날 블로그에 올린 불출마 입장을 밝힌 글에서 "(조국 정국에서) 우리 정치, 지독하게 모질고 매정했다. 상대에 대한 막말과 선동만 있고, 숙의와 타협은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는 자신을 포함한 "정치인 모두의 책임"이라며 "단언컨대 이런 정치는 공동체에 해악"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상대를 죽여야 내가 사는 정치는 결국 여야, 국민까지 모두를 패자로 만들 뿐"이라며 "우리의 민주주의는 정치의 상호부정, 검찰의 제도적 방종으로 망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가 해답을 주기는커녕 문제가 돼버렸다. 정치인이 되레 정치를 죽이고, 정치 이슈를 사법으로 끌고 가 그 무능의 알리바이로 삼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 의원은 "멀쩡한 정신을 유지하기조차 버거운 게 솔직한 고백"이라며 "더 젊고 새로운 사람들이 새롭게 나서서 하는 게 옳은 길이라 판단한다"고 불출마 뜻을 밝혔다.

이에앞서 14일 이 의원은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조국 법무부장관 동생 영장 기각 관련해 정치권이 정쟁을 벌이자 '내로남불'이라며 강하게 질타했다.

이 의원은 2017년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구속영장 기각 사례를 언급하며 "우 전 수석 영장이 기각되니까 민주당이 야당이었을 때 '영장 기각은 법원의 치욕'이라고 했다"며 "그런데 조국 장관 동생 영장이 기각되자 우리(민주당)는 적절한 판단이라고 하고, 야당인 한국당은 '사법부의 수치'라고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2년 만에 여야가 바뀌었다. 이게 뭡니까. 저는 창피하다"며 "부끄러워 법사위원 못하겠고, 국회의원 못 하겠다"고 토로했다.

☞이철희 의원은
여권의 대표적 '전략통'으로 꼽힌다. 청와대 행정관·보좌관·정치연구소 소장을 거쳐 JTBC의 정치 예능 프로그램 '썰전'의 패널로 나와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다. 20대 총선 때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