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괴물 사냥꾼들의 먹잇감"
피소 1648건 vs 제소 133건
12배 달해…최근 또 증가세
한국 기업들이 총성 없는 전쟁으로 불리는 국제 특허 분쟁에 시달리고 있다. 반도체·스마트폰 등 최첨단 산업의 중심에 있다 보니 특허 소송으로 먹고사는 '특허관리전문회사(NPE·Non-Practicing entity)'의 집중 표적이 된 탓으로 분석된다.
1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정유섭(자유한국당) 의원이 특허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0~2019년 8월까지 약 10년간 국내 대기업이 미국 내에서 특허와 관련해 피소된 사례는 1648건에 달했다. 반면, 제소한 사례는 133건에 불과했다. 피소 건수가 제소 건수 대비 12.4배나 많은 셈이다. 중소·중견기업 역시 같은 기간 피소 건수가 353건으로 제소 건수(205건)보다 1.7배 많았다.<표참조>
한국 기업이 미국 내에서 특허 관련으로 피소된 경우가 제소한 경우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배경에는 이른바 '특허괴물'로 불리는 NPE의 마구잡이식 소송 제기가 뒤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NPE는 기업이나 개인의 특허를 사들인 뒤 특허를 이용해 제품을 생산하는 게 아니라, 특허를 침해했다고 생각하는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벌여 이익을 얻으려는 회사다. 특히 대기업에 대한 피소 건수는 2013~2015년 200건대에서 감소세를 보이다 2016년 111건, 2017년 138건, 2018년 154건으로 최근 3년간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정부와 업계는 소송요건 강화 등 미국의 규제강화로 한동안 주춤하던 NPE들이 반도체·스마트폰 등 최첨단 산업에 대한 공격 강도를 높이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