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한국인 3명 살해 박모씨…법정 다녀오는 길에 증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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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 복귀 중 식당 환풍기 뚫고 도주
두번째 시도…대사관 "신변안전 유의"

3년 전 필리핀에서 발생한 '사탕수수밭 한국인 3명 총기 피살'사건의 주범으로 현지 교도소에 수감돼 있던 한국인이 탈주했다. 2017년 한차례 탈주 행각을 벌인 이후 두 번째다. 17일 필리핀 주재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살인 혐의 등으로 팜팡가주 교도소에 수감돼 있던 한국인 박모(40)씨가 16일 달아났다. 타를라크주 법정에 다녀오는 길에 호송 경찰관을 따돌리고 사라진 것이다.

박씨는 2016년 10월 11일 공범 김모(37)씨와 함께 팜팡가주 바콜로시의 한 사탕수수밭에서 한국인 남녀 3명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체포됐다.

당시 피해자들은 150억원대 유사수신행위를 하다 경찰 수사를 피해 필리핀으로 도주한 상태였다. 유사수신행위란 은행법·저축은행법 등에 의한 인가나 허가를 받지 않거나 등록·신고 등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불특정 다수인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행위를 말한다. 박씨 등은 피해자들에게 은신처를 제공해주다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이후 피해자들 금고에서 240만원 상당의 현금을 챙기고, 박씨와 피해자 중 한 명이 현지 카지노에서 공동 투자한 7억여원을 빼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으로 한국에서 재판을 받은 공범 김씨는 징역 30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박씨는 한국 송환을 기다리던 2017년 3월 6일 현지 이민국 외국인보호소에서 탈출을 감행했다. 3개월 만에 붙잡힌 박씨는 살인 혐의와 더불어 마약 소지 혐의로 구속됐다.

최근 불법 무기 소지 혐의가 추가돼 16일 타를라크주 지방법원에 출석한 그는 이날 교도소로 복귀하는 길에 들른 식당에서 종적을 감췄다. 박씨는 호송 경찰관 없이 혼자 화장실에 갔다가 환풍구를 통해 도주했다.

주필리핀 한국대사관은 "박 씨가 도주한 인근 지역에 거주하는 교민과 주변을 관광할 여행객은 신변 안전에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