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끝없는 논쟁 미국의 팁 문화

5명중 1명 "식당서 최소 기준치인15%보다 적게 준다", 3명중 1명 "호텔 바텐더에게 전혀 안줘"

2015년 부터 실험 '노팁'캔페인 대부분 실패
팁 받지 않는대신 음식값 오르자 손님들 불만
한인 식당들 "미국 식당보다 훨씬 적어" 불평

# LA한인타운에 직장을 둔 김모씨는 "미국을 방문하는 한국 친지들은 물론 여기서 오래 거주한 한인들에게 있어서도 팁 문화는 아직도 어색하다"라며 "팁을 음식 값의 10%를 주면 적은 것인지, 아니면 부담이 되더라도 무조건 15%는 줘야 하는지 고민할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국에선 식당에서 식사후, 세전 음식 가격의 15~20%를 팁으로 주는 것이 '국룰(국민 룰, 암묵적인 규칙)'으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미국인들도 얼마를 팁을 줘야하는지 제대로 모르거나, 팁을 주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

실제로 미국 크레딧카드닷컴이 2017년 1000여명의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보면, 5명중 1명은 식당에서 팁을 최소 기준치인 15%보다 적게주는 것으로 나타났고, 3명중 1명은 호텔이나 바텐더에게 팁을 전혀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머니투데이가 18일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이러한 가운데, 지난 수년간 레스토랑들이 '노팁(no-tip)' 실험을 해왔지만, 아직까지 결과는 썩 좋은 편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

미국에서 노팁 레스토랑이 본격 등장한건 2015년.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다수의 바와 식당을 운영하는 테드 보글러씨는 아시아와 유럽 등지를 여행하면서 서비스요금이 음식값에 아예 포함된 방식이 훨씬 식당 주인과 직원들에게 모두 편리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실험을 시작했다.

이와 비슷한 시기에 한국에도 진출한 햄버거 체인 쉐이크쉑의 설립자이자 다수의 레스토랑을 보유한 유니온스퀘어하스피탤러티그룹의 수장 대니 메이어가 자신이 보유한 레스토랑 체인들이 팁을 받지 않겠다고 선포했다.

뉴욕 최고의 외식사업가의 도전에 미슐랭 셰프들이 운영하는 뉴욕의 빅네임 레스토랑들도 줄줄이 노팁 정책을 도입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실험은 4개월째부터 막을 내리기 시작했다. 문제는 식당을 찾는 고객과 홀서빙 직원 모두에게서 나왔다.

먼저 팁으로 많은 부수입을 챙겨가던 경험이 꽤 있는 홀서빙 직원들은 주방 직원보다 보통 2~4배에 달하는 임금을 받았는데, 더이상 팁을 받을 수 없게 되자 다른 일자리를 찾으러 떠난 것이다.

노팁 정책을 도입하면서 음식값을 올리자 손님들의 불만이 커진 것도 문제였다. 식당들은 팁을 받지 않는 대신에 음식값을 약 20% 가량 인상했는데, 손님들이 팁을 주지 않는 것은 고려하지 않은채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불평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급기야는 팁을 받을 수 없게된 종업원들이 동기부여가 떨어지면서 서비스의 질이 떨어지기 시작했다는 불만도 나왔다.

미국은 여전히 팁 문화를 놓고 논쟁 중이다. 미 정치권은 이제서야 팁을 직원들이 공평하게 나눠가질 수 있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고, 언론에선 식사 후 팁을 20%줘야 하느냐, 아니면 폐지해야하느냐를 가지고 각자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

메이어는 팁문화에 대해 "고객을 행복하게 만드는건, 식당 종업원들이 팁 로또를 기대하면서 보이는 친절이 아니라, 진짜 그 일이 직원에게 메리트가 있어서 할 때"라고 말했다.

한인 업계도 팁에 대한 종업원들과 고객 사이에 생각의 차이가 크다. 대다수 종업원들은 "많은 한인들이 한인 음식점에서 내는 팁은 미국 식당에서 내는 것보더 훨씬 적게 내려 한다"고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반면에 일부 한인들은 "서비스의 질이 문제이지 무조건 한인 식당이라고 팁을 적게 주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반론을 제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