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키로 인해 편견과 마주했다. 처음에는 공개 테스트 조차 거절당했다. 스카우트가 "정말 야구를 할 줄 아냐"고 물었지만 당당하게 빅리그 구단에 입단했다. 입단 당시 계약금은 1만8124달러에 불과했으나 이미 그는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작은 거인'이다. 지난 19일 끝내기 투런포로 소속팀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월드시리즈 진출을 이끈 내야수 호세 알투베(29) 얘기다.
지금은 누구도 그의 기량을 의심하지 않는다. 입단 후 빠른 속도로 마이너리그를 정복했고 만21세에 불과했던 2011시즌 매이저리그 무대에 올라 재능을 마음껏 뽐냈다. 2014시즌 타율 0.341로 타격왕, 56도루로 도루왕을 차지했고 2015시즌에는 골드글러브를 수상해 수비에서도 최고 위치에 섰다. 2016시즌에는 20홈런 벽도 돌파했다. 2017시즌에는 MVP와 팀 우승을 모두 이루며 자신의 해를 만들었다.
이렇게 더할나위 없는 커리어를 만들고 있지만 입단 과정은 누구보다 험난했다. 베네수엘라 출신 알투베는 만 16세였던 2006년 휴스턴 구단이 개최한 트라이아웃 캠프에 지원했지만 참가를 거부 당했다. 원인은 너무 작은 키였다. 신장 160㎝대인 그를 향해 휴스턴 스카우트는 너무 작고 규정상 나이도 맞지 않는다면서 알투베를 캠프에 참가시키지 않았다. 당시 스카우트는 작은 키로 인해 알투베가 나이를 속였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알투베는 다음날 자신의 출생신고서를 들고 다시 캠프를 찾았고 테스트를 받았다. "정말 야구를 할 줄 아냐"는 물음에 "직접 보여주겠다"고 자신있게 답했고 테스트를 통과했다. 계약금은 2만 달러가 안 됐지만 알투베는 베네수엘라 무대를 정복한 것을 물론 마이너리그에서도 초고속 승진을 이뤘다.
빅리그 입성 2~3년 만에 정상급 2루수로 자리매김만 알투베지만 여전히 신장은 160㎝대다. 프로필 신장은 5피트 7인치(170㎝)로 등록됐으나 알투베는 스스로 자신의 신장을 168㎝라고 말한다. 덧붙여 작은 신장이 야구를 하는 데 있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하루 전 알투베는 신장 193㎝ 아롤디스 채프먼을 공략해 두 번째 월드시리즈 무대에 올랐다. 현역 선수 중 가장 작지만 가장 강한 거인으로 우뚝 선 알투베다.

윤세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