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선거자금 부족', 워런 '급진 좌파 거리감'…

[뉴스분석]

트럼프 대항마 경선 지지부진, 제3의 후보론 솔솔
힐러리 클린턴·블룸버그외 미셸 오바마까지 거명
"바이든 중도 포기 등 없으면 새 인물 출마 불가능"

내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항마를 뽑기 위한 민주당 경선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당 내부에선 제3의 후보를 찾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2일 보도했다.

최근 민주당의 영향력 있는 인사들이 모이는 자리에는 '어느 인사가 이번 경선에 빠졌으며, 끌어들일 만한 인사는 누구인지'가 화두에 오른다. 이는 지난주 뉴욕 맨해튼의 휘트비 호텔에서 열린 민주당 기부자 만찬에서도 마찬가지였다는 것이 내부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이날 참석자들은 지난 대선 때 트럼프 대통령과 맞붙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대선 때마다 후보로 거론되는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등도 거명됐다. 심지어 한 참석자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인 미셸 여사를 언급했다고 다른 참석자들은 전했다.

최근 민주당의 행사를 두차례 주최한 리아 도허티는 "지난번 토론회 이후 5~6명이 '다른 사람은 없느냐'는 질문을 하더라"라며 당내 분위기를 귀띔했다.

민주당 경선이 한창인데도 이런 여론이 대두되는 데는 현재 후보들이 저마다 약점이 있어서다. 유력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우크라이나 스캔들외에도 선거자금이 부족해 예비선거를 치를 수 있을지를 두고 의구심이 커지는 상황이다. 또 최근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후보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선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급진좌파 성향인데다. 전국구 선거에서도 통할지 의문이다. 피트 부티지지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은 백인 유권자를 벗어나 지지층을 확대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론이 있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자 민주당 지도부에서는 '백기사'의 막판 등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는 대선 때마다 감지되지만, 이번에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을 저지해야 한다는 갈망이 그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어서 더욱 두드러진다.

그러나 거명되고 있는 인물들이 실제 출마할 가능성은 낮다.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블룸버그 전 시장은 최근 사적인 자리에서 자신들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예비선거에 뛰어들겠지만, 과연 자신들이 비집고 들어갈 틈새가 있는지에 회의적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블룸버그 전 시장과 가까운 민주당 인사들은 바이든 전 부통령이 중도 포기하거나 당선 가능성이 너무 약해지지 않는 한 두 사람이 출마할 가능성은 작다고 내다봤다.

게다가 올 연말이면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등 주요 주에서 예비선거를 동시에 치르는 '슈퍼화요일'을 위한 후보 등록이 마감된다는 점에서도 이들 인사의 출마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그런데도 이들 후보의 출마 가능성은 계속해서 대두된다.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이달 들어 딸 첼시와 함께 낸 책을 홍보하고, 트위터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조롱하는 등 대외활동을 눈에 띄게 늘린 것도 이런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NYT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 고전하고 워런 상원의원이 부상하는 상황이 지속하는 한 이런 분위기가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