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연합뉴스) 고한성 통신원 = 뉴질랜드 온라인 경매 사이트에서 약 1천원을 주고 암탉을 산 남자가 자기가 산 닭이 1천 마리나 된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처분에 애를 먹고 있다고 뉴질랜드 언론이 4일 보도했다.

스터프 보도에 따르면 해밀턴에 사는 스티브 모로라는 남자는 뉴질랜드 온라인 경매 사이트 '트레이드미'에 나온 암탉 '급매' 광고를 보고 한 마리일 것으로 생각하고 1.50달러(약 1천123원)에 입찰, 3일 오전 닭을 낙찰받는 데 성공했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러나 그는 닭을 판 매튜 블롬필드로부터 경매에서 자기가 산 닭이 한두 마리가 아니라 1천 마리나 된다는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놀라서 다시 읽어본 경매 광고에는 오클랜드 서부 지역 매시에 있는 조그만 방사 사육 계란 농장이 문을 닫게 되기 때문에 구매자는 4일 중 산 닭들을 모두 가져가야 한다는 내용도 들어 있었다.

광고는 "사정이 급하기 때문에 1천여 마리나 되는 암탉들을 빨리 없애야 하는 상황"이라며 다양한 크기의 암탉 1천 마리를 판다고 적혀 있었다.

이에 대해 모로는 가장 높은 입찰가를 제시한 구매자가 원하는 만큼 닭들을 사가고 나머지는 주인이 다시 경매에 부쳐 파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상한선 20달러의 자동 응찰 방식을 선택했는데 그렇게 하면 2마리 정도를 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닭을 판 사람과 얘기를 해봤더니 1천 마리라고 해서 깜짝 놀랐다"며 "광고 문안을 세 번 이상 읽어봤는데 문구가 혼동을 불러일으킨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롬필드는 광고 문구가 아주 명백하다며 제목에 한 번, 본문에 두 번 등 모두 세 번이나 닭 1천 마리라는 표현이 들어가 있다며 "그것을 잘못 이해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닭 1천 마리를 떠안게 된 모로는 부랴부랴 소셜 미디어 등에 글을 올려 닭을 가져다 키울 사람들을 애타게 찾고 있는데 반응은 꽤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닭들을 살처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내가 차를 몰고 오클랜드로 가서 닭들을 실어다 새로운 주인들을 찾을 때까지 돌보는 한이 있더라도 1천 마리를 모두 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물보호소 관계자는 모로가 닭에게 새로운 주인을 찾아주려 애쓰고 있다며 현재까지 관심을 표명한 사람들을 접촉해본 결과 700마리 정도는 새 주인들이 가져갈 것으로 예상했다. 관계자는 또 모로도 20마리를 키우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ko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