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허설처럼 편안한 승부였다. 눈에 띄는 실수도, 엇박자도 없었다. 도쿄 올림픽 본선 진출을 노리는 한국 야구대표팀 얘기다.
한국은 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주관 프리미어12 서울 라운드(C조 예선) 첫날 호주를 5-0으로 완파했다.
한국은 안타 7개와 4사구 10개로 5점을 뽑았다. 2회 말 김현수의 중전 적시타와 민병헌의 좌월 2루타로 두 점을 선취한 뒤 3회 말 이정후의 우월 2루타로 승기를 잡았다. 6회 말에는 허경민이 중전 적시타로, 8회 말에는 이정후가 밀어내기 볼넷으로 추가점을 뽑았다. 이정후는 2안타 2타점으로 '국제용'으로 거듭났고 김현수와 허경민이 멀티히트(한경기 2안타 이상)로 힘을 보탰다.
공격도 활발했지만 마운드는 완벽에 가까웠다. 선발로 나선 양현종은 6회까지 안타 단 1개만 내주고 삼진 10개를 솎아냈다. 최고 148㎞까지 측정된 포심에 서클 체인지업을 전면에 내세워 호주 타선을 추풍낙엽처럼 떨어뜨렸다. 4회 초 1사 후 로비 글랜디닝에게 내야 안타를 내주지 않았다면 한국은 팀 노히트 노런도 가능했다. 양현종이 내야안타 한 개를 내준 게 인간적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이영하와 이용찬, 원종현이 1이닝씩 순식간에 지워내 2시간 53분 만에 경기가 끝났다. 투수들은 12개의 삼진을 잡아냈고, 단 한개의 볼넷도 허용하지 않았다. 선수단 모두 "첫 경기가 총력전"이라고 강조한 이유를 압도적인 실력으로 증명했다. 양현종이 데일리 MVP로 선정됐다.
국제대회 첫 경기 패배 징크스를 깨끗하게 날려버린 한국은 7일 이번 대회 최대 복병으로 손꼽히는 캐나다와 서울 라운드 두 번째 경기를 치른다.

장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