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손흥민은 한국인 유럽프로축구 통산 최다 골 신기록을 세우고도 크게 기뻐하지 않았다.
담담한 표정으로 잠시 두 손을 모았을 뿐이다. 자신의 태클로 인해 심하게 다친 안드레 고메스(에버턴)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전하고 쾌유를 빌기 위함이었다.
손흥민은 6일 츠르베나 즈베즈다와의 2019~20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 리그 조별리그 B조 4차전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해 후반 12분과 16분 연속골을 터트렸다.
이날 첫골을 넣어 개인 통산 122호 골을 기록하며 한국인 유럽프로축구 통산 최다 골 기록을 갈아치웠지만 기뻐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두손을 모아 잠시 기도하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그리고 나서 자신을 향해 환호하는 팬들을 위해 손으로 하트를 그려 보였을 뿐이었다. 4분 뒤 자신의 두 번째 골을 넣은 뒤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손흥민은 지난 4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 에버턴과 원정 경기에서 고메스에게 가한 백태클로 악몽 같은 시간을 보냈다. 고메스는 손흥민의 태클에 걸려 넘어지는 과정에서 토트넘 세르주 오리에와 충돌하며 오른 발목을 심하게 다쳐 결국 수술까지 받았다.
경기 후 손흥민은 "물론, 며칠 동안 정말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면서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놓았다.
그는 "하지만 동료와 팬 등 많은 분의 격려를 받으면서 내가 얼마나 복 받은 사람인지 알게 됐다"며 "이번 사고에 대해 정말 미안하다"고 밝혔다.
그러고는 "그렇지만 나는 팀에 집중하고 더 열심히 뛰어야만 한다. 그것이 나를 응원해 준 분들에 대한 올바른 보답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