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와 해결사가 동시에 터졌다. 한국이 타이틀 방어를 위한 경쾌한 첫 걸음을 내디뎠다.
한국은 1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미국과의 1차전에서 5.2이닝 동안 안타 10개(1홈런)를 내주고도 1실점으로 틀어막은 양현종의 역투와 1회 말 선제 결승 3점 홈런을 쏘아 올린 김재환의 쌍끌이 활약을 앞세워 5-1로 이겼다.
이로서 한국은 서울 라운드(C조 예선)를 포함해 4전승으로 꺾이지 않는 기세를 이었다.
한국은 서울라운드 1승에다 슈퍼라운드 승리로 2승을 거둬 도코 올림픽 출전에도 한발 더 다가섰다. 한국은 대만, 호주보다 나은 성적으로 올리며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1위로 올림픽 출전권을 받게 되는데 한국이 2승을 달리고 있는 반면, 대만과 호주는 현재 2패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은 4년 전 이 대회 결승에서 미국을 8-0으로 완파하고 초대 챔피언에 오른 데 이어 2회 대회 연속 미국을 제압했다.
특히 이날은 경기 초반부터 일본의 텃세가 그라운드 분위기를 묘하게 휘감았다.
1회 초 마운드에 선 양현종은 KBO리그뿐 아니라 다른 국제대회에서도 좀처럼 볼 수 없던 좁은 스트라이크존 때문에 애를 먹었다. 1사 만루 위기에 몰렸지만 앤드류 바우건과 제이콥 크로넨워스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보내고 위기를 막아냈다.
양현종이 힘겹게 1회를 막아내자 타선이 1회 불을 뿜었다. 1사 후 김하성과 이정후가 연속 안타로 1, 3루 기회를 만들었고, 김재환이 2사 후 우월 3점 홈런을 쏘아 올리며 기선을 제압했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만큼 완벽한 타이밍에 걸렸다.
3회 말은 오심에 울었다. 1사 후 좌전안타로 출루한 김하성이 이정후의 우중월 2루타 때 홈을 파고 들었다. 포수 에릭 크라츠의 블로킹 태그를 피해 홈플레이트를 터치했지만 아웃 판정이 나왔다. 한국 벤치가 비디오판독을 요청했고, 명백한 세이프였는데도 심판진은 아웃을 선언했다. 더그아웃 분위기가 순식간에 가라 앉았다.
소강상태로 흐르던 경기는 6회 초 브렌트 루커가 양현종에게 홈런을 빼앗아내며 다시 한 번 요동쳤다.
양현종은 2사 2, 3루 위기에서 이영하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이영하는 알렉 봄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팽팽하던 흐름을 한국으로 몰고 왔다.
한국은 7회 말 상대 실책에 편승해 두 점을 더 뽑아 승기를 굳혔다.
이용찬과 조상우가 8, 9회에 안타 3개를 내줬지만 무실점으로 막아내고 하이파이브를 했다.
한편, 일본은 지바의 조조 마린스타디움에서 열린 호주와의 경기에서 3-2로 힘겹게 역전승을 거뒀다.
0-2로 끌려가던 일본은 4회 말 2사 후 스즈키 세이야가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으로 한 점을 따라붙은 뒤 7회 말 겐다 스스케의 기습 스퀴즈 번트로 2-2를 만들었고, 8회 말 2사 후 콘도 켄스케의 2루타와 아시무라 히데토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장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