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17위 기업 비상…2조원 넘는 대규모 인수금 쏟아붓고 "1등 항공사로 발돋움"
[뉴스포커스]

최초의 항공사 보유 계열사…주력 업종 변화
'아시아나항공'사명 유지, '날개'마크는 교체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을 품는다. 인수에 성공하면 HDC그룹은 일약 재계 20위권 대기업으로 도약하게 된다.
국내 대기업 자산 순위 기준으로 현재 재계 33위인 HDC그룹은 이번에 자산 규모 11조원에 달하는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서 재계 17위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된다. 업종도 건설·유통·레저·물류를 아우르는 종합 그룹으로 변신한다.
HDC그룹은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현재 그룹이 보유한 면세점과 호텔 사업 등 유통 부분에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항공업은 호텔·면세점과 사업의 접점이 많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그동안 미래 먹거리 창출, 그룹의 외형 확장을 위해 꾸준히 투자·인수 대상을 발굴해왔다"며 "아시아나의 운송 기능이 그룹이 추구하는 유통산업과 융복합 개발사업을 통한 수익 창출 등과 맞아떨어지는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도 12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경제가 어렵고, 앞으로 더 어려워질 것인데 이럴 때가 (기업 인수에) 가장 좋은 때라고 생각했다"며 "현대산업개발도 앞으로 3∼4년 동안 상당히 좋은 이익구조와 재무구조 가져갈 예정"이라며 현재가 기업인수의 적기임을 설명했다.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그룹 외형상 '건설 기업'에서 '유통·물류 기업'으로 주력 업종의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현대산업개발은 이번 인수전이 마무리되면 앞으로 아시아나항공을 '1등 항공사'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특히 대한항공이 최근 조양호 회장 타계와 오너 경영에 위기를 겪으면서 주춤한 틈을 타 아시아나항공을 국내를 대표하는 글로벌 항공사로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일단 인수금액 2조5천억원 가운데 2조원이 넘는 금액을 아시아나항공 재무구조 개선 등 기업 정상화 자금으로 쏟아부을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이후 범현대가의 지원도 기대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이나 현대백화점그룹, 현대중공업 그룹 모두 자동차·유통·조선 등 항공물류 기능이 필요하지만 항공사를 보유한 계열사는 없었다.
이번 인수 결정으로 13년 이상 회사의 얼굴이던 '날개' 모양의 마크도 조만간 교체될 전망이다. HDC그룹은 올해 안에 금호그룹과 아시아나항공 인수 본계약을 체결하고 이후 계열사 편입이 마무리되는 대로 새 브랜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은 1988년 창립 이후 2006년 초까지 색동저고리를 입은 여인을 형상화한 CI(기업 이미지)를 사용했다.
그러다 2006년 2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창립 60년을 맞아 '윙'(날개)을 형상화한 그룹 통합 CI를 도입하면서 이때부터 아시아나항공의 브랜드 로고도 통합 CI로 바뀌었다.
항공기를 비롯한 모든 물품에서 로고 교체가 이뤄져야 하는 만큼 실제 적용은 일러야 내년 초는 돼야 가능할 전망이다.
브랜드 이미지는 바뀌지만 '아시아나항공' 사명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정몽규 HDC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이 그간 좋은 브랜드 가치를 쌓아왔기 때문에 현재까지 아시아나항공의 이름을 바꿀 생각은 없다"며 "HDC와 양쪽 모두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에서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나 미주 본부
"직원 동요 최소화"

아시아나 항공 미주 본부의 두성국 본부장은 "본사로부터 매각협상과 관련해 미주 본부에서는 본연의 업무에 충실해 달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미주 본부에서는 직원들이 동요되지 않고 기강이 해이해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고객 서비스와 안전 운행이 무엇보다 중요하기때문에 매각이 최종 결정되고 새로운 지시가 내려질때까지 미주 본부에서는 이 두가지 업무를 최우선으로 삼고 세심한 부분까지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