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전시즌 모두 조작이었다.

엠넷 ‘프로듀스X101(이하 프듀X)’의 조작 파문이 수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비단 ‘프듀X’ 뿐 아니라 모든 시즌 나아가 ‘아이돌학교’로까지 수사 대상이 확대됐다.

모두 처음에는 ‘설마’라는 반응이었다.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이었다. 직접 국민 프로듀서들이 투표를 하고 그 결과가 데뷔조에도 막강한 영향을 뻗쳤다. 결코 조작이 되어서는 안되는 포맷인 것.

하지만 투표조작과 순위조작은 사실로 드러났다. 연출을 맡은 안준영PD는 조작이 있었음을 시인했다. 시즌3, 4는 했지만 시즌1, 2는 절대 아니라더니 이 역시 거짓이었다. 결국 ‘프듀’는 전시즌이 조작됐다.

때문에 엑스원, 아이즈원 뿐 아니라 이미 활동이 마무리된 아이오아이, 워너원까지 강제소환되고 있다. 아이오아이는 재결합도 준비 중이었던 상황에서 적신호가 켜졌다. 부정적인 방식으로 합류한 멤버가 누구인지 온갖 추측이 난무하면서 진짜 실력으로 뽑힌 데뷔조 멤버들에게는 크나큰 상처가 되고 있다.

데뷔조에만 국한된 이야기도 아니다. 매 시즌 100여명이 참가했던 ‘프듀’, 결국 400여명의 꿈을 앗아간 셈이다. ‘피 땀 눈물’을 흘려가며 프로그램에 최선을 다했을 연습생들과 그들을 지켜보던 가족과 지인들까지 허탈함을 숨길 수 없다. 또 이들의 과정을 지켜보며 또 다른 가수의 꿈을 키워오던 이들까지도 덩달아 허무해졌다.

또 누구보다 ‘프듀’를 사랑하고 열정적으로 응원했던 국민프로듀서들 역시 상처를 씻을 수 없다. 매주 투표를 하며 소위 ‘원픽’, ‘고정피기’의 데뷔를 응원했고, 마지막 생방송까지 그 긴장감을 놓을수 없었을 터다. 엠넷은 현재 재발방지 및 보상방안에 대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다.

사실상 이번 사태를 파헤친것도 국민 프로듀서들이다. 생방송 1~20위 투표수간 특정배수 반복을 밝혀낸 것. 그만큼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이 깊다는 뜻이다. 하지만 ‘프듀’는 이들의 진심을 악용하는 최악의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남게 됐다. 이전에 선보였던 프로그램들까지 부정당하고 있다.

경찰의 수사결과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미 전시즌 조작은 드러났다. 진실이 드러날때마다 충격이 더해지는 ‘프듀’의 민낯이 어디까지 드러나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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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CJ E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