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북 치고 황희찬이 장구친다.
'별들의 무대'로 불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 리그가 한국인 공격수들의 무대로 다가오고 있다.
유럽 최상급 공격수로 인정받고 있는 손흥민에 이어 23세 영건 황희찬이 공격포인트를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선수 찾아보기 어려웠던 시절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이란 말이 딱 어울린다.
28일까지 2019~20시즌 챔피언스 리그 조별리그 5라운드가 끝난 가운데 두 공격수는 공격포인트 순위 10위 안에 들었다. 잉글랜드 토트넘에서 뛰는 손흥민은 지난 26일 올림피아코스와 홈 경기에서 세르쥬 오리어의 역전 결승포를 도와 두 경기 연속 어시스트에 성공했다. 이미 폭발시킨 5골을 포함하면 공격포인트 총 7개로, 득점만 10개를 기록 중인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이에른 뮌헨), 8골 1어시스트를 작성한 엘링 홀란드(잘츠부르크)에 이은 공동 3위다.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의 특급 공격수 라힘 스털링(5골 2도움), 아약스의 특급 도우미 하킴 지예흐(2골 5도움)가 손흥민과 같은 공격포인트 7개를 만들어냈다.
여기에 황희찬이 가세, 젊은 공격수 찾는 빅리거들의 영입 리스트에 부쩍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뛰는 황희찬은 27일 헹크전 쐐기포를 통해 챔피언스리그 데뷔 시즌 3골째를 올렸다. 도움도 이미 3개를 만든 상태다. 순위는 6위.
홀란드 혹은 파트손 다카와 투톱을 이뤄 전후좌우를 쉴새 없이 누비는 그가 골은 물론 어시스트까지 능한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그와 함께 챔피언스리그 공격포인트 6개를 기록한 선수들의 면면이 화려하다. 세계 최고의 공격수로 볼 수 있는 해리 케인(토트넘)과 카림 벤제마(레알 마드리드), 그리고 2년 전 바이에른 뮌헨이 이적료 신기록을 세우며 영입한 특급 미드필더 코랑탱 톨리소가 황희찬처럼 챔피언스리그에서 공격포인트 6개를 달성하고 있다.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2골 3도움)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1골 1도움) 등 두 '신계' 공격수들도 아직은 황희찬보다 아래다.
토트넘은 5경기 만에 16강 진출을 조기에 확정지었다. 잘츠부르크는 내달 11일 리버풀과 홈 경기에서 대이변을 통한 역전 16강행을 노리고 있다. 한국인 공격수들의 유럽 휘젓기는 현재진행형이다.

김현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