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구단도 FA(자유계약선수) 영입을 앞두고 즉시 전력과 미래 가치 사이에서 고민을 한다. 대어급 FA 투수들이 대거 등장한 올해 스토브리그가 눈치싸움과 머니게임이 동시에 일어나 장기전이 될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승 청부사로 활약할 즉시전력감을 단기간에 큰 돈을 주고 영입하는 일은 구단 입장에서는 모험수다. 수 년간 주축 선발투수로 뛰며 팀 마운드의 중심으로 성장해주기를 바라고 큰 돈을 지불하는 것 역시 실패에 대한 부담이 따른다.
MLB닷컴이 1일 올해 메이저리그 FA시장 트렌드를 분석하며 '투수 FA 시장은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다'고 짚은 뒤 '잭 휠러(전 뉴욕 메츠)가 1억 달러 이상 받을 투수'로 꼽아 눈길을 끈다.
이 매체가 휠러를 1억 달러 이상 가치가 있는 선수로 선정한 이유는 빠른 공을 던지는 젊은 투수라는 점 때문이다.
올해 FA 최대어로 꼽히는 게릿 콜(전 휴스턴)과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전 워싱턴)도 빠른 공을 던지는 젊은 투수다.
기본적인 메이저리그 흐름상 회전수가 높은 속구를 구사하는 투수는 고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콜이 3억 달러 이상을 받을 수 있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다만 휠은 콜급으로 보기는 어렵다. 팔꿈치 수술 후 회복 중이라 더 빠른 공을 던질 가능성은 있지만 부상 재발 우려도 있다. 리그를 압도할만 한 투수로 성장할지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는 의미다.
빠르지는 않지만 안정된 제구와 경기 운용 능력으로 메이저리그 평균자책점 전체 1위에 오른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2)은 이미 리그를 압도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백인에 강속구 투수가 아니라는 핸디캡이 있지만, 반대로 글로벌 시장 특히 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매우 매력적인 카드다. 월드시리즈를 포함한 가을야구 경험이 있다는 점도 류현진을 우승 청부사로 부를만 한 근거다.
휠러는 미래가치, 류현진은 즉시전력으로 분류하는 게 맞다. 눈치싸움과 머니게임에서 어느쪽이 유리할지는 각 구단의 처지에 따라 다르다. 류현진 입장에서는 서두를 이유가 없다. 투수 FA 시장이 상대적으로 조용하지만, 야구는 투수 놀음이다.

장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