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수+전략가' 조합 낙승…"난국 돌파 고심·결단 모여"
沈, 당선직후 '의장-교섭단체' 회동서 합의 끌어내
'3파전' 결선투표 접전 끝 과반 가까운 52표…강석호·김선동, 27표 공동 2위
중량감 있는 대여 투쟁·협상 기대하는 표심 결집…'친황체제' 견제도 영향

(서울=연합뉴스) 박성민 이동환 기자 = 자유한국당 신임 원내대표에 5선의 심재철(경기 안양동안을) 의원이 9일 선출됐다.

심재철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정책위의장 선거 결선 투표에서 총 106표 가운데 가장 많은 52표를 받아 차기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원내대표와 한 조를 이뤄 출마하는 신임 정책위의장에는 3선의 김재원(경북 상주ㆍ군위ㆍ의성ㆍ청송) 의원이 뽑혔다.

이들의 임기는 20대 국회가 끝나는 내년 5월 29일까지이다.

심재철·김재원 조는 앞서 1차 투표에서 39표를 받았으나 과반을 득표하지 못해 28표로 공동 2위를 차지한 강석호·이장우 조, 김선동·김종석 조와 함께 '3파전' 결선 투표를 치렀다. 1차에서 유기준·박성중 조는 10표로 탈락했고, 무효표도 1표 나왔다.

강석호·이장우 조와 김선동·김종석 조는 곧바로 이어진 결선투표에서도 똑같이 27표씩을 나눠 가졌다.

심 신임 원내대표는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부의장을 지내기는 했지만, 호남 운동권 출신인 데다 '비박'(비박근혜)계로 한국당 내에서는 비주류로 분류돼왔다.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정무수석을 역임하며 '친박(친박근혜) 핵심'으로 불리는 김 신임 정책위의장은 당내 대표적인 '전략가'로 통한다.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당내에서는 황교안 대표의 '친황(친황교안) 체제' 구축에 대한 반발, 즉 '반황'(反黃·반황교안) 심리가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날 오전까지 '황심'(黃心·황 대표 의중)을 업고서 '혁신'을 내세운 재선·초선 조합의 김선동·김종석 조가 유력하다는 전망도 나왔지만, 투표 결과는 달랐다.

아울러 기존 원내 지도부 '전략 부재' 비판 속에 그동안 전투력을 과시해온 심 의원과 전략가로 통하는 김 의원에게 그간의 경험과 연륜을 활용한 더욱 강력하고 확실한 대여 투쟁 및 협상을 기대하는 표심이 몰렸다는 분석도 있다.

다만 이들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을 둘러싼 극한 대치 상황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의 협상 가능성도 열어놓아 제1야당의 신임 원내지도부 구성이 향후 정국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실제 심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국회의장-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에 참석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한국당 의원총회를 통해 철회하고 정기 국회에서는 예산안만 처리하되 패스트트랙을 상정하지 않는다'는 합의를 끌어냈다.

심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인사말에서 "우리 당이 잘 싸우고 이 난국들을 잘 헤쳐나가기 위한 여러분들의 미래에 대한 고심과 결단들이 이렇게 모였다"며 "앞으로도 겸허하게 당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오늘 당장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선거법, 예산안을 놓고 오후에 협상에 들어갈 것 같다"며 "여당 원내대표, 그리고 국회의장에게 찾아가 오늘 당장 예산을 추진하려는 것을 스톱하라, '4+1'은 안된다, 다시 협의하자고 요구하겠다"고 덧붙였다.

심 원내대표는 선거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당장 낮 12시에 국회의장께서 (소집한) 3당 원내대표 약속이 잡혀있는데. 우선 그것부터 좀 하겠다"고 말했다.

김 신임 정책위의장 역시 "지금까지 여당에서 저질러 온 여러 가지 이야기를 잘 알고 있다"며 "오늘부터 협상에 다시 임하겠다"고 밝혔다.

김 정책위의장은 이어 "우리가 서로 아껴주고 위해주면서 의원 여러분이 역량을 최고조로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들어보겠다"며 "그래서 이기는 정당, 늘 승리하는 정당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min22@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