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아빠-미국인 엄마 둔 美'스케이트보드'16세 꿈나무 '콜린 현'

뉴스포커스 / '도전 2020'

대한롤러스포츠연맹에'특별귀화'가능성 타진
"한국 뿌리 자랑스러워, 대표선수로 출전 희망"
스케이트보드 인식 낮은 한국 스포츠계 기대

지난해 6월 대한롤러스포츠연맹에 한 통의 이메일이 왔다. 캘리포니아에서 '태극마크'의 꿈을 품고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있다는 어느 소년의 사연이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한국계 성을 가진 콜린 현(16).

대한롤러스포츠연맹에 따르면, 콜린 현의 아버지 진 존 현 씨는 서울에서 태어나 10살까지 한국에서 살다가 가족과 함께 미국에 이민길에 올라 콜로라도주 브레킨리지에 터를 잡았다. 콜린 현의 어머니는 미국 태생인 트리샤 현 씨다. 3살 터울 여동생 에마의 고향도 한국이다. 에마는 한국에서 태어난 지 11주 후에 콜린의 가족으로 입양됐다.

콜린 현은 7살에 처음 탄 스케이트보드에 빠져들었다. 그는 매일 10시간 이상 연습하며 '세계 최고의 스케이트보드 선수'를 꿈꾸게 됐다. 주 종목은 U자형 하프파이프 위에서 기술을 펼치는 '파크(Park)'다.

지금은 캘리포니아에 있는 스케이트보드 전문 훈련 시설에서 훈련하고 있다. 이곳은 미국이 스케이트보드 올림픽 메달리스트를 양성하기 위해 세계 최초로 설립한 전문 훈련장이다.

콜린 현은 이 훈련장 소속 엘리트 스케이터 32명 중 한 명으로 선발돼 기량을 갈고닦고 있다.

그는 2017년 '듀 투어'에서 23위, 지난해 '반스 콤비 풀 파티 프로 파이널스'에서 40위를 차지하는 등 꾸준히 수준급 대회에 출전했다.

스케이트보드는 2020 도쿄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면서 향후 발전 가능성이 큰 종목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한국에서 스케이트보드는 '길거리 스포츠' 인식이 커서 전문 선수 육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맹은 한국 스케이트보드 성장을 위해 선진 기술을 익힌 외국인 선수나 지도자를 영입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다.

콜린 현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때 한국의 많은 동계 종목이 외국 출신 귀화 선수들을 받아들인 것을 알고 있었다. 콜린 현의 가족은 연맹에 이메일을 보내 콜린 현도 특별귀화 방법으로 한국 국가대표로 뛸 수 있을지 문의했다.

콜린 현은 "한국의 뿌리를 이어받은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며 기회가 되면 도쿄올림픽에 한국 대표로 출전하고 싶다고 희망했다. 2024년 파리올림픽, 2028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까지 바라보고 있다.

연맹은 콜린 현이 보낸 자료와 영상을 살펴봤다. 당장 도쿄올림픽 메달을 기대할 수는 없더라도, 장기적으로 한국 스케이트보드 발전을 이끌 수 있는 선수라는 판단을 내렸다.

연맹 관계자는 "콜린 현이 태극마크를 달면 국내 선수들에게 동기 부여가 될 것이다. 국내 선수들이 콜린 현과 경쟁하면서 실력을 키우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별귀화 절차는 간단하지 않다.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와 법무부 국적심의위원회 심의를 통과해야 한다. 스케이트보드가 정식 스포츠로 편입된 역사가 길지 않기 때문에, 선수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증명할 방법이 부족한 것도 문제다.

연맹은 체육회에 스케이트보드 발전을 위한 요청 사항으로 시설 확대와 함께 특별귀화 선수 영입을 제안한 바 있다.

콜린 현의 한국 특별귀화를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어머니 트리샤 현은 이메일에서 "아들의 꿈은 단기적이지 않다. 자신이 좋아하는 스포츠로 한국적 뿌리를 찾고, 나이를 먹으면서도 오래오래 한국 대표로 뛰고 싶어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