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미 온두라스 '캐러밴'1천여명 미국행 다시 시작
멕시코 단속 강화·美 망명신청 차단에도 '재 강행'

미국으로 들어가는 문은 갈수록 좁아지지만 중미 이민자들의 미국행 도전은 끊이지 않고 있다. 1천 명 가까운 온두라스 이민자들이 15일 온두라스 산페드로술라에서 미국을 향해 북상하기 시작했다.

온두라스 각지에서 모인 이민자들은 온두라스 국기를 흔들거나 후안 오를란도 에르난데스 온두라스 대통령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무리를 지어 도보나 히치하이크로 북상하는 이민자 행렬인 '캐러밴'은 지난 2018년 절정을 이뤘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 속에 미국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멕시코가 적극적으로 이민자들 북상을 막으면서 지난해엔 대부분의 캐러밴이 미국 국경에 당도하지 못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과테말라와의 협약에 따라 온두라스 이민자들을 과테말라로 대신 보내기 시작했다. 중미 나머지 국가들과도 비슷한 협약을 체결해 사실상 중미 이민자들의 미국 망명 신청을 차단했다.

그러나 본국에서 빈곤과 폭력 등에 시달리는 이들은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

이날 캐러밴 행렬에 동참한 엘메르 가르시아(26)는 AP통신에 "여기선 사는 것이 아니라 그냥 생존하는 것"이라며 "가다가 죽으나 여기서 죽으나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경찰에 의해 캐러밴이 해산되고 뿔뿔이 흩어진 이민자들이 자체적으로 북상을 시도하다가 범죄 조직에 희생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들은 "힘든 여정이겠지만 신이 우리와 함께 한다면 아무도 막지 못할 것"이라며 꿈을 포기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