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는 오늘부터 김학천씨의 칼럼 '치아와 삶'을 화요일 마다 격주로 게재합니다. 치과전문의인 필자는 지난 2010년 한맥문학을 통해 정식 수필가로 등단한 후 그동안 여러 한인 언론에 글을 발표해 왔습니다. 필자는 전문가적인 치과 지식과 굴곡심한 우리네 삶을 접목시킨 다양한 이야기를 수려한 필치로 엮어 독자 여러분에게 새로운 글의 세계를 선사해 줄것으로 기대합니다. +--------------------+ 삼국지에 보면 유명한 적벽대전 이야기가 나온다. 1800여 년 전 중국 촉나라의 군사인 제갈량은 오나라의 지략가 주유와 함께 천하의 간웅인 조조를 패전으로 이끈다. 유비와 손권의 연합군은 80만 대군을 믿고 의기양양한 조조를 쳐부수기 위해 고심하는데 제갈량은 방통을 조조에게 보내어 그의 함대들을 쇠사슬로 서로 묶고 널빤지를 함대와 함대 사이에 펼쳐놓으면 거대한 하나의 무적함대가 된다고 유도한다. 소위 연환계다. 효율성이 있어서 좋다. 허나 조조는 그렇게 되면 불화살 하나로 모든 함대가 몽땅 불더미에 휩싸일 수 있는 화공의 위험성이 있음을 알고 망설인다. 그러나 조조군은 북방에 있고 연합군은 남방에 있으니 북서풍이 부는 계절에 가당치도 않은 괜한 걱정이라고 꼬인다. 동남풍만 불지 않는다면 하등 문제는 없다는 꼬임에 넘어간다. 드디어 성사된 책략에 제갈 공명은 하늘에 제사를 올리고 바람의 방향을 동남풍으로 바꾸어 불게 하니 주유가 불화살을 날린 화공법으로 조조의 함대는 궤멸하고 만다. 효율성과 위험성의 양면성이다. 치과로 이야기를 옮겨 보자. 예를 들어 구강 내 한 쪽에 치아가 하나 혹은 몇 개가 빠졌을 경우 그 앞뒤에 있는 양쪽치아를 갈아서 크라운을 만들고 중간에 빠진 치아들의 가짜치아를 만들어 이것들을 하나로 연결해서 끼우는 소위 브릿지라는 것을 한다. 어쩔 수 없이 모든 치아를 한데 묶었으니 효율성이 있어 좋아 보이지만 그 치아들 중 어느 하나가 관리 부족이나 병리적 이유로 망가지면 다 뜯어내야 하는 위험성이 있는 것이다. 조조의 연환계와 같은 이치이다. 동남풍만 없으면 만사형통이었던 연환계가 불화살 하나에 녹아나듯이 치아 하나의 이상으로 브릿지 또한 무너질 수 있음이다. 치아는 일반적으로 따로따로 각개의 치아를 독립적으로 관리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브릿지같이 하나로 연결하면 청결하고 건강한 구강관리 유지가 어렵다. 그러나 다행히도 오늘날엔 임플란트가 있어 브릿지를 안 하고도 얼마든지 결손치아의 수복이 가능하게 되었다. 현대개념의 임플란트는 1952년에 동물실험에서 시작하여 1965년에 사람에게 시술을 시작한 이래 새로운 분야의 길이 열리게 되었다. 임플란트란 턱뼈에 타이타니움이란 특수금속으로 만든 인공뿌리를 심고 그 위에 치아를 해 넣음으로써 본래의 자신의 치아와 같은 형태와 기능을 재현해 내는 시술이다. 경제적 부담 외에도 몇 가지 작은 흠이 있긴 하지만 대단히 우수한 많은 장점들이 있다. 발음이 자연스러우며 일반 보철보다 수명이 길다. 그리고 잇몸뼈의 흡수가 방지되고 남아 있는 다른 치아들을 보호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음식 맛을 아는데도 도움이 되며 씹는 힘이 본래의 치아와 같고 더욱이 뇌의 활성을 유지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씹는 것은 단순한 먹는 행위가 아니라 턱관절을 움직이게 하고 이것이 뇌로 올라가 혈류량을 증가시키고 뇌세포를 자극하여 뇌의 활성상태를 유지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각자의 건강 상태와 요건에 따라 담당 주치의와 면밀한 진찰과 상담을 통한다면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본인이 부지런한 관리와 주기적인 정기검사를 잘 해 주면 원래상태와 같은 바람직한 구강환경을 보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신체적 건강을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김학천 치과의 ▣필자 약력 ▶서울대 치대 졸업▶USC 치대 졸업▶링컨대 법대 졸업▶한맥 문학 신인수필 등단▶재미한인치과의사협회 회장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