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의 불씨는 꺼지지 않았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역풍으로 중국내 한류가 얼어붙은 가운데 일부 한류콘텐츠와 한류스타들이 한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의 방송정책과 심의를 총괄하는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이하 광전총국)이 현지 방송사와 제작사 등에 한류 콘텐츠를 제한하라는 지침을 전달했고 ‘금한령’(한국 드라마와 연예인의 방송 및 출연 제한)의 영향을 받는 53개 작품, 42명의 연예인 명단이 인터넷에 유출됐다는 중국발 소식에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긴장속에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광전총국이 최근 걸그룹 에프엑스의 크리스탈과 그룹 엑소의 레이가 주연한 한중합작 영화 ‘비연’의 개봉과 SBS 새 수목극 ‘달의 연인, 보보경심려’(이하 달의 연인)의 중국 방영을 허가했다. 중국의 인기 드라마가 원작인 ‘달의 연인’은 당초 예정대로 오는 29일부터 SBS와 중국 동영상업체 유쿠에서 동시에 방송한다. 오는 10월 방송예정인 한류스타 이영애 송승헌 주연의 SBS ‘사임당, 빛의 일기’는 광전총국에서 심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6일 예정된 KBS2 ‘함부로 애틋하게’의 김우빈 수지의 중국 팬미팅이 3일전 갑자기 취소됐고 중국 후난위성TV가 드라마 ‘인현왕후의 남자’의 중국판 리메이크작인 ‘상애천사천년(相愛穿梭千年)2:달빛 아래의 교환’의 주연인 유인나의 하차 가능성이 제기된 것과 대조적이다. 오는 9월 중국판 ‘우리 결혼했어요’인 ‘루궈아이(如果愛)’ 부산 촬영도 무기 연기된 바 있다. 

‘달의 연인’의 주인공인 이준기는 자신이 주연한 중국 영화 ‘시칠리아 햇빛아래’의 베이징 시사회에 지난 7일 참석한 뒤 우한, 난징, 다롄에서 무대인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지난 9일 중국에서 개봉한 ‘시칠리아 햇빛아래’는 올해 중국에서 개봉한 멜로영화 가운데 첫날 최다 관객을 모았다. 이준기가 가는 곳마다 중국 언론과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고 한다. 영화 관계자는 “이준기의 멜로가 중국에서 통했다. 어딜 가나 사람들이 그를 반긴다”고 전했다.

김수현은 최근 중국에서 새 광고를 2건 계약했다. 키이스트 측은 “‘사드 보복설’이 도는 가운데 중국 작품이나 광고 제안이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게 꾸준히 들어오는 편”이라며 “변화하는 상황이 있는지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과 활발하게 교류중인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중국 정부측의 ‘한류금지령’이 공식화된 건 아니어서 아직 한류콘텐츠가 올스톱된 건 아니다”라면서도 “사드여파로 향후 국내 엔터테인먼트업계에 불똥이 튈 것으로 보여 당분간은 중국 측의 반응을 신중하게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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