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
 
첫 의회 데뷔 연설 차분한 66분, '충격 어법'사라지고 희망·통합 강조
 연설 내용 자체는 강경했으나…공격적 말투, 부정적 표현 최대한 자제
"정치 생애 최고 수준의 가장 전통적인 연설" 향후 정책 변화 여부 주목


 도널드 트럼프(사진) 대통령이 달라졌다. 28일 취임 후 그의 첫 의회 합동 연설을 두고 정치권은 물론 대다수 국민들이 놀라는 눈치다.   작년 대선 유세부터 취임 연설, 매일 쏟아지는 트위터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충격 어법'에 익숙했던 탓에 차분하고 무난했던 66분 연설은 화제가 되기 충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전에 준비된 원고 거의 그대로 연설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처음으로 트럼프가 낙관적이고 정상적인 대통령 같았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를 시작한 이래 가장 전통적인 연설을 했다"고도 했다.

 또 CNN의 한 정치 패널은 "비로소 그가 대통령에 취임한 것처럼 느껴졌다"며 "감히 역대 대통령 연설중 최고 수준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연설 내용은 일자리 창출, 국경 치안,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폐기, 오바마케어 폐기,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 등은 대선 공약과 크게 다르지 않은 내용이다. 하지만 전달 방식이 달랐다. 공격적인 말투가 아니었고 무엇보다 차분했다. 부정적인 표현도 줄었다. 거친 표현과 논리도 정돈되고 다듬어졌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방위비 분담 증액을 말할 때는 나토의 중요성을 먼저 강조하고,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외칠 때는 동맹국과 협력해서 하겠다고 덧붙이는 식이었다.

 이날 연설엔 '북한'이 등장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당면한 안보 위협 요인으로 IS와 이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등을 언급했지만 북한 핵과 미사일은 거론하지 않았다. 물론 러시아나 중국에 대한 특별한 언급도 없었다.

 방위비 분담 증액 원칙은 그대로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시즘을 몰아낸 두 번의 세계대전과 공산주의 격퇴를 위해 구축한 동맹인 나토를 강력하게 지지한다"면서도, "우리 파트너 국가들도 재정적인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했다.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다른 나라 보다 미국이 중요하다'는 '미국 우선주의'를 다시한번 강조한 연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