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들 유세도 없고…공식 홍보 책자도 없고…

선거 정보 많지 않아 답답, 뉴스· 인터넷 등 활용이 전부 

노년층 "아쉬운 사람이 우물 파지만 공약 점검 등 한계"


 # USC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신모(여·32)씨는 25일 실시되는 제19대 대통령 재외 선거를 앞두고 인터넷 서핑을 매일 하고 있다. 누구를 뽑아야 할지 확신이 서지 않은 상황에서 후보자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다. 신씨는 "후보자 공약 등 선관위 공식 홍보물이 없는 상태에서 공약이나 인물을 잘 살펴보기 위해 신문이나 인터넷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 직장인 임모씨(남·53)는 요즘 한국 뉴스를 빠짐없이 시청하고 있다. 임씨는 한국 뉴스를 통해 여론 조사 결과나 후보자들의 공약을 주로 살핀다. 임씨는 "지난 대선과 달리 지지 후보를 결정하기 쉽지 않다"며 "아쉬운 사람이 우물을 판다고 TV나 신문을 열심히 보는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1주일이 채 남지 않은 재외 선거를 앞두고 LA지역 유권자들은 지금 '선거 열공 중'이다. 사상 최다 유권자 등록 수가 말해 주듯 대선에 대한 LA 한인사회의 높은 관심 때문이기도 하지만 대선 후보들에 대한 선관위의 정보 제공이 거의 없다는 현실적인 필요 때문이기도 하다.

 실제로 선관위 등 공식적 기관의 정보가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다.

 LA 유권자들이 재외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받은 대선 관련 안내문은 '투표 안내문'이 전부다. 이 안내문도 오는 25일부터 실시되는 재외선거 투표 안내에 국한된 것이어서 후보자들에 대한 안내 홍보는 아니다. 선관위 홈페이지에 후보들에 대한 각종 정보가 있기는 하지만 고령자들에게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국 내 유권자가 누리는 것처럼 후보자에 대한 책자 형태의 선관위 자료가 각 세대별로 제공되는 상황은 재외 유권자들에게는 그야말로 언감생심이다. 

 이런 상황은 전세계 재외 유권자들 모두에게 해당되는 공통 현상이다.

 여기엔 두 가지 현실적인 이유가 있다는 것이 선관위 측 설명이다. 한국에 비해 투표가 앞서 진행되는 재외선거일(25일)이 후보자 공식 홍보 책자 배부일과 겹친다. 게다가 각국의 우편 제도 수준이 천양지차라는 제약도 따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등 SNS 활용 능력이 상대적으로 좋은 젊은 유권자들과 달리 오프라인 세대에 속한 노년층 유권자들은 보다 다양한 선거 정보 접근이 쉽지 않다.

 LA총영사관 윤재수 선거관리관은 "본국 선거 일정보다 앞서 재외선거가 이뤄진다는 것과 각 공관 주재국의 인프라 수준 차이가 크다는 물리적이고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18대 대선에도 참여했다는 박모(남·43)씨는 "외국서 투표하는 자체가 결코 쉽지 않은 일인데 후보들에 대한 정보도 유권자가 알아서 챙겨야 하는 현실이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