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로 가기 위한 한국과 이란, 우즈베키스탄 축구대표팀의 마지막 경쟁이 시작됐다. 이란이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에서 5승2무(승점 17) 무패 행진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고 한국이 승점 13(4승1무2패)으로 2위, 우즈베키스탄이 승점 12(4승3패)로 3위로 뒤를 쫓고 있다. 시리아(승점 8)와 중국(승점 5), 카타르(승점 4)는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직행이 다소 어렵거나 불가능한 상황에 몰려 있어 결국 1~3위 3개국이 남은 최종예선 8~10차전에서 최후의 레이스를 펼칠 전망이다. 

특히 3개국은 향후 8~10라운드에서 한 차례씩 맞대결을 벌일 예정이어서 순위가 크게 요동칠 수 있다. 당장 오는 13일 오전 12시45분엔 이란이 수도 테헤란으로 우즈베키스탄을 불러들여 홈 경기를 치른다. 이어 오는 8월31일 9라운드에선 한국이 이란을 안방으로 초대한다. 5일 뒤인 9월5일엔 거꾸로 한국이 우즈베키스탄에 건너가 최종 10차전 원정 경기를 하게 된다. ‘승점 6’짜리 3경기가 줄줄이 펼쳐지는 셈이다. 

그 중 첫 분수령은 13일에 열리는 이란-우즈베키스탄전이다. 최종예선 초반부터 A조 선두를 한 번도 놓치지 않은 이란은 우즈베키스탄을 이길 경우 남은 한국전과 시리아전(9월5일)에 상관 없이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짓게 된다. 따라서 이란 입장에선 우즈베키스탄전에 모든 힘을 쏟아부을 것이 예고된다. 이란은 지난 최종예선 홈 3경기에서 3전 전승(4득점 무실점)을 기록할 만큼 안방에서 강하다. 홈에서 4전 전승을 기록 중인 한국과의 9차전 및 선수비 후역습이 강한 시리아와의 최종 10차전까지 고려하면 당장 눈 앞으로 다가온 우즈베키스탄전에서 본선행을 마무리하는 게 가장 깔끔하다.

두 팀이 비기거나 우즈베키스탄이 이란을 적지에서 잡게 되면 상황이 복잡해진다. 이란은 한국 원정 등 9~10차전에서 총력전을 쏟아붓는 게 불가피하다. 반대로 우즈베키스탄은 이란에서 승점 얻은 여세를 몰아 중국과의 9차전 원정 경기 및 한국과의 최종전 홈 경기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 수 있다. 한국은 14일 카타르를 이겨도 이란 우즈베키스탄과 펼치는 ‘죽음의 9~10차전’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

이란-우즈베키스탄 결과가 ‘슈틸리케호’에 카타르전 승리 만큼 중요하게 됐다. 이 경기가 14일 오전 4시 예정인 한국-카타르전보다 하루 먼저 열리는 것도 변수다. 홈팀 이란이 승리하면 태극전사들도 보다 가벼운 마음 가짐으로 카타르 잡기에 나설 수 있다. 카타르만 이기면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승점 차가 9~10차전을 앞두고 4점으로 확 벌어지기 때문에 ‘슈틸리케호’의 러시아행도 한결 수월해진다. 반면 이란이 이기지 못하면 태극전사들도 다음 날 카타르를 반드시 꺾어야 한다는 생각에 더 부담 받을 수밖에 없다. 카타르를 이겨 한 숨 돌려도 9~10차전에서 이란 및 우즈베키스탄과 혈투를 벌여야 한다. 

일단 이란과 우즈베키스탄은 리허설에서 나란히 승리를 챙겼다. 두 팀 모두 조기소집한 가운데 이란은 지난 5일 힘 좋은 동유럽 몬테네그로와의 원정 평가전에서 간판 공격수 사르다르 아즈문의 두 골에 힘입어 2-1 승리를 거뒀다. 우즈베키스탄은 7일 홈 평가전에서 태국을 몰아붙여 2-0으로 이겼다. 한국만 8일 이라크와 졸전 끝에 0-0으로 비겼다. 3팀의 각기 다른 모의고사 성적이 어우러지면서 최종예선 A조의 전운이 다시 감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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