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때는 '고·소·영', 朴정부는'성·시·경'

  유명대학, 시민단체, 민주당 출신들 대거 중용
  장·차관급 104명 출신지역 호남·PK 절반 넘어
  캠프·코드인사·더민주, '캠코더'인사 비난도

 "고소영, 성시경은 가고 유시민이 떴다."

 문재인 정부 출범 100일 앞두고 정부를 이끌어가고 있는 인사의 면면에 대한 진단이다. '유시민'은 유명대학, 시민단체, 민주당을 일컫는 말이다.

 이명박 정부 인사가 소위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을 대변했다면 박근혜 정부는 성시경(성균관대·고시·경기고)으로 지칭됐다. '고소영' '성시경'은 역대정권의 편중인사를 꼬집는 대명사였다. 문화일보가 문재인 정부 장·차관급 인사 104명의 출신지역을 분석한 결과 호남(광주·전남·전북)과 PK(부산·경남) 출신이 57명으로 절반이 넘었다. 출신 대학은 서울대가 45명, 관료출신은 56명, 학계와 시민단체 출신 34명으로 나타났다.

 취임 100일을 앞둔 문재인 정부는 '유시민'이외에도 '캠코더' 인사라는 비판도 받고 있다. 캠코더란 '캠프출신·코드인사·더민주'를 지칭한다.

 미디아펜에 따르면 정부 초기 '5대 비리(병역기피·부동산 투기·세금 탈루·위장전입·논문표절) 전력자 공직 배제' 원칙이 기대를 모았지만 결국 논란의 불씨만 만든 채 공염불이 됐다. 이낙연 국무총리,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 야심찬 카드는 우여곡절 끝에 임명은 됐지만 후유증을 남겼다.

 문 정부 들어 김기정 국가안보실 2차장, 안경환 법무부장관 후보자, 조대엽 고용노동부장관 후보자,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 등 4명은 결국 자진사퇴 하는 등 낙마했다. 문제는 임명된 인사청문 대상 22명 중 14명이 문 정부가 내세웠던 공직 배제 5대 원칙에 걸렸다는 사실이다.

 "기회는 평등할 것이다, 그리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다"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감동은 절반의 실패라고 미디아펜은 분석했다. 박근혜 정부 때 수첩인사라며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이 얼마나 혹독하게 비판 했는지를 떠올리면 격세지감이다.

 야당은 '내로남불'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에는 코드인사 논란까지 꼬집고 나섰다. 노무현 정부 출신 인사면 무조건 된다는 '노무현 프리패스 인사'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문재인 정부의 인사 면면을 살펴보면 충분히 수긍이 가는 일면도 있다. 행정부 및 위원회 인사에서 외부수혈은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과 강경화 외교부장관, 캠프(선대위)출신은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송영무 구방부 장관이 있다.

 반면 시민단체 출신으로는 박상기 법무부 장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김은경 환경부 장관, 정현백 여성가족부장관,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이 있다. 민주당 중진에서 발탁된 인사로는 이낙연 국무총리, 김부겸 행정자치부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장관, 김영춘 해양수산부장관 등이다.  

 청와대 시민단체출신으로 장하성 청와대정책실장, 조국 민정수석, 하승찬 사회혁신수석, 조현옥 인사수석이 있다. 선대위 출신으로는 임종석 비서실장, 정의용 안보실장, 전병헌 정무수석,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김수현 사회수석, 김현철 경제보좌관이 발탁됐다.

 결국 오는 17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 문재인 정부의 인사가 역대 정권의 인사와 차별화 되지 못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