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는 올 시즌 그야말로 역사에 남을 정규리그를 보내고 있다.

15일까지 84승34패를 거둬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전체 승률 1위(0.712)를 구가한다. 패배보다 승수를 50개나 더 쌓았다.

다저스는 내셔널 리그 서부지구 1위로 디비전 시리즈(5전 3승제)에 직행할 확률 100%를 찍었다.

43경기를 남긴 상황에서 현재 승률을 유지하면 1974년(102승) 이래 43년 만에 시즌 100승을 돌파하는 것은 물론 1953년 세운 구단 한 시즌 최다승(105승) 기록도 넘어선다. 다저스의 올해 예상 승수는 113∼114승에 이른다. 

그런데 압도적인 전력에도 다저스의 월드시리즈(7전 4승제) 우승 가능성은 생각만큼 높지 않다.

야구 통계사이트인 팬그래프닷컴은 15일 현재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 확률을 19.5%로 예측했다.

우승 후보 6개 팀 중 가장 높지만, 클리블랜드 인디언스(17.7%), 보스턴 레드삭스(15.1%), 휴스턴 애스트로스(14.7%), 디펜딩 챔피언 시카고 컵스(12.2%), 워싱턴 내셔널스(9.2%)를 크게 앞서지 못한다. 

또 다른 통계사이트 파이브서티에이트는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 가능성을 31%로 예상했다. 휴스턴(14%), 클리블랜드(12%), 워싱턴(11%)이 뒤를 이었다.

월등한 성적에도 다저스의 WS 우승 가능성이 기대보다 낮은 이유는 뭘까.

되도록 많이 이겨야 하는 정규리그와 딱 11승만 올리면 되는 포스트 시즌의 근본적인 차이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규리그 최강이 포스트 시즌에서 마지막에 샴페인을 터뜨린다고 절대 보장하지 못한다.

2011년 무려 116승을 거둔 시애틀 매리너스가 아메리칸 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뉴욕 양키스에 1승 4패로 허무하게 무너진 게 좋은 예다.

포스트 시즌에서 유독 약한 다저스의 과거가 월드시리즈 우승 예상에도 반영됐다는 의견도 있다. 다저스는 1988년 월드시리즈 우승 후 28년간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지 못했다.

그 기간 10차례 가을 잔치에 출전했으나 첫판인 디비전 시리즈에서 6번, 두 번째 관문인 내셔널 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4번 주저앉았다.

지구 최강의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의 포스트시즌 울렁증도 유명하다. 커쇼는 가을 잔치에서 통산 14경기에 선발 등판해 4승 7패, 평균자책점 4.55에 그쳤다. 단기전에서 궁지에 몰린 다저스가 등판 간격을 앞당겨 커쇼를 투입하기도 했으나 역효과가 자주 났다.

이처럼 봄과 여름을 압도했으나 가을을 지배하지 못한 다저스가 후한 점수를 받지 못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2선발로 입지를 굳힌 알렉스 우드는 포스트 시즌에선 구원으로만 나서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4.91을 올렸다. '우승 청부사'로 영입한 다르빗슈 유도 2패, 평균자책점 5.40으로 좋지 않다. 리치 힐(1승 2패, 평균자책점 4.50), 마에다 겐타(1패, 평균자책점 6.75)도 별로 재미를 못 봤다.

2013년과 14년 포스트 시즌에서 뛴 류현진(30)은 1승, 평균자책점 2.81로 동료보다 상대적으로 나은 성적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