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로 마주보며'태평양 넘어 일자리 구하기'

[목요화제]

 美 취업 희망 한국 청년·LA 사업주 원거리 통신 면접
 6천마일 사이 열띤 인터뷰…"K-무브 센터 활용 기대"

 "무척 떨리기도 했지만 이렇게 멀리서 화상으로 미국에 있는 일자리에 지원할 수 있다니 신기하기도 했어요."

 서울에서 회계분야 구직 활동을 하고 있는 A씨는 17일 LA에 있는 한 회계기업에 당차게 도전장을 냈다. A씨가 밝은 얼굴로 '스카이프' 화면 앞에 섰다. 반대쪽에는 '스탠리 차 어카운팅' 컴퍼니의 차 대표가 나왔다. A씨는 회계분야에 지원하게 된 이유, 앞으로의 포부, 미국 생활에 대한 자신감 등을 차분하게 풀어갔다.

 A씨는 "미국에서 회계전공으로 이미 학사 학위를 땄고 짧게나마 직장생활을 한 경험도 있다"면서 "화상면접 기회가 주어져 미국에 있는 기업에 직접 지원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현지기업에서 눈치 보지 않고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 같아 지원했다"고 말했다.

 그를 면접한 차 대표는 "화상면접이라고 해서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화질도 좋고 충분히 지원자의 면모를 알아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차 대표는 "테크놀로지의 발전 덕분에 서울에 있는 입사 희망자를 멀리서 직접 체크할 수 있게 됐다"고 반겼다.

 이번 화상면접은 한마디로 '태평양 넘어 일자리 구하기'로 요약된다.

 5개의 별도 부스로 구성된 글로벌 화상면접관에서는 6천마일(서울-LA 거리)의 물리적 거리를 뛰어넘어 열띤 문답이 오갔다.

 권오석 코트라(KOTRA) LA 무역관장은 "현지 구인 기업들을 찾아 서울을 비롯해 국내 각지에 있는 구직 희망 청년들과 스카이프로 연결망을 이어준 것"이라며 "앞으로 한인 기업뿐 아니라 미국 현지기업들의 구인 네트워크에도 끈을 맺어줄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코트라는 LA에 'K-무브(Move)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K-무브 센터는 한국 청년들의 해외 취업을 지원하는 거점으로 현지 41개 구인기업을 초청해 즉석에서 채용상담회를 열었다. 채용상담회에 참가한 기업 중 절반 가까운 20개사가 화상면접을 희망했다. 특히 한국 인재의 경쟁력이 높은 법률·회계·패션 분야의 전문직 수요가 많았으며 한국에서 스카이프로 연결된 구직자 50여 명이 미국의 '보스'들과 원거리 통신으로 면접을 봤다.

 코트라 북미지역본부 손수득 본부장은 "그동안 국내 채용상담회에 방한하지 못했던 미국 현지기업들이 화상면접관을 찾아 다양한 한국 인재들과 적극적으로 채용 상담을 진행했다"며 "LA K-무브 센터를 통해 더 많은 현지 취업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