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화제]

美대통령들의 백악관 '퍼스트 펫', 역대 대통령 44명중 41명 키워
국가 최고 결정권자 고독 달래줘…트루먼 "친구 원하면 개 키워라"
일부는 손님·기자들 공격해 물의, 불곰·호랑이·악어등을 키우기도

 

 유명 식당 대표가 아이돌이 키우던 반려견에게 물린 뒤 치료를 받다 숨진 비극적인 사건으로 반려동물 관리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진 가운데  CNN은 최근 백악관의 '퍼스트 펫(first pet)'의 역사를 더듬는 기사를 실어 눈길을 끌었다. CNN은 백악관 마스코트들에 얽힌 에피소드를 소개하면서 올해 1월 백악관 생활을 시작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몇 안되는 대통령 중에 한사람이라고 전했다.

 트럼프를 제외한 역대 미국 대통령 44명 중 백악관에서 반려동물을 키운 사람은 41명이다. 33대 해리 트루먼은 "워싱턴에서 친구를 원한다면 개를 키우라"고 조언했다. 나라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의사 결정권자로서 고독과 외로움을 달래줄 상대로 동물만 한 게 없다는 것이다. 어떤 말을 해도 타인에게 새나갈 위험이 없기 때문에 대통령은 퍼스트 펫에게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곤 했다.

 미국 대통령들이 백악관에서 가장 많이 키운 반려동물은 강아지. 하지만 이 중 일부는 손님이나 기자를 공격해 물의를 빚었고, 심한 경우 추방당하기도 했다.

 개를 6마리 길렀던 시어도어 루스벨트는 핏불테리어 '피트'때문에 곤욕을 치렀다. 피트는 백악관 방문객 5명을 물었고, 급기야 주미 프랑스대사의 바지를 물어뜯는 외교 결례를 저질렀다. 피트는 결국 백악관에서 쫓겨났다. 

 조지 W 부시의 스코티시테리어 '바니'는 2008년 한 백악관 출입기자의 손가락을 물었으며 버락 오바마의 반려견 '서니'는 그의 퇴임전인 올해 1월 백악관 관람객의 얼굴에 상처를 내기도 했다. 이같은 공격은 백악관에서 키우는 강아지들이 평소 자유롭게 경내를 돌아다니는 사실과 무관치않다. 목줄이나 입마개 등을 하지 않은 채 잔디밭을 뛰어다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개를 사랑했던 전임자들과 달리 트럼프가 어떤 반려동물도 키우지 않는 것을 두고 인간미 없고 거친 성격을 반영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한편 개와 고양이 등이 아닌 이색적인 동물을 키운 대통령도 있었다. 토머스 제퍼슨은 백악관에서 불곰 2마리를 키웠고, 마틴 밴 뷰런은 오만에서 선물등은 새끼 호랑이 2마리를 키웠다. 

 존 퀸시 애덤스는 백악관 화장실에서 애완용 악어를 키우기도 했다. 맹수를 백악관에 들여놓은 것에 대해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 뷰런의 호랑이는 결국 의회의 강력한 요구에 따라 동물원으로 이송됐다. 시어도어 루스벨트는 개 6마리, 말 11마리, 닭과 앵무새 6마리 등 총 50마리의 동물을 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