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 처형 등 중대결정 내리기 전 백두산 찾아 결단, 모종의 '큰 일' 준비하는 것 아니냐불안

[뉴스포커스]

"한미 훈련 끝나 한숨 돌린것 뿐 큰 의미 둘 필요 없다" 의견도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백두산에 올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9일 보도했다. 김정은은 과거 장성택 처형 등 중요한 결정을 내리기 전에 백두산을 찾은 적이 있다. 미국에서 '북핵 해결 데드라인 3개월설(說)' '대북 선제타격론'이 나오는 상황에서 김정은이 국제사회를 향해 새로운 카드를 꺼내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 조선중앙TV에 따르면 지난 7일 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2011년 사망)의 출생지라고 북한이 주장하는 백두산 밀영에 김정은이 올랐을때 최저기온 영하 26도, 최고기온 영하 17도였다. '밀영'의 해발 고도가 1580m이고, 김정은이 머물렀던 곳이 2600m 안팎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날 백두산 정상의 기온은 영하 31℃~영하 22℃ 가량인 것으로 기상 당국은 추정했다.

김정은이 집권 이후 5년간 백두산을 더러 올랐지만 12월에 찾은 건 처음이다. 최고기온이 영하 20℃인 엄동설한에 그가 최용해 부위원장 등과 백두산에 오른 이유는 뭘까. 표면적으론 북한이 '혁명의 성지'로 여기는 백두산 시설물들을 점검하고 보완을 지시하기 위한 것이나 그가 중대한 결심을 하거나 결단을 앞두고 이곳을 찾았던 점을 고려하면 뭔가 '큰일'을 준비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김정은은 2013년 12월 고모부인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과 2015년 4월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처형 직전 백두산을 찾았다. 지난해 9월 5차 핵실험 이후에도 백두산이나 인근 삼지연을 찾았다.

정부 당국자는 "김정일도 1970년대 유일사상 10대 원칙(주민들의 생활 지침)을 발표하거나, 77년 김동규 부주석을 숙청하기에 앞서 백두산 인근의 낚시터에서 시간을 보내며 장고(長考)를 한 적이 있다"며 "북한 지도자들이 주요 결단을 내리기 전 백두산을 찾는 모습을 김정은도 이어가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런 차원에서 북한이 태평양 상에서 수소폭탄실험을 하거나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장거리로켓(미사일) 발사 등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다른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올해 들어 핵과 미사일을 총동원해 미국과 담판을 시도했지만 여의치 않았다"며 "더 센 카드를 꺼내 들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에 지나치게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한 소식통은 "그는 지난주 대대적인 한·미 연합 훈련 당시 북·중 접경지대에 1주일 내내 숨어 있었다"며 "대단한 결심을 하러 백두산에 간 게 아니라, 훈련이 끝나자 한숨 돌리러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