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부지' 렌트비 부담에외곽으로, 부모 집과 합쳐 렌트비 분담하는 가정도…

LA 세입자 57%, 소득 30% 이상 렌트비로 빠져나가
소득 절반 이상 렌트비 부담하는 비율도 32% 심각
1베드 중간가 2200불, 2베드 3180불, K타운은 1650불

#LA에서 아파트 세입자로 살고 있는 한인 김모(41세) 씨는 LA 외곽의 아파트를 알아보고 있다. 계속 오르는 렌트비 때문이다. LA에 직장이 있어 지금 살고 있는 집이 출퇴근에 용이하지만, 렌트비가 월급보다 더 빠르게 오르는 상황인데다 내 집 장만 목표도 있어 돈을 모으기 위해서다. 연말이지만 이번 주말 몇 군데 아파트에 방문 예약을 해 놓은 상태다.

#LA 한인타운 아파트에 사는 이씨(37세) 부부는 거실이 따로 있는 3베드 아파트를 알아보고 있다. 당분간 부모님과 두 세대가 같이 살기로 결정했다. 아이 양육비에 주택 구입 비용도 모아야 하는데, 소득의 절반 가량이 렌트비로 빠져나가 감당이 안되기 때문이다. 렌트비는 분담하기로 했는데, 이씨 부부가 좀 더 낸다해도 1베드룸 유닛에서 각각 살 때보다는 확실히 절약될 것으로 보인다.

LA 세입자들의 렌트비 부담이 날로 커지고 있다. 지난해 기준 주민 절반 이상이 렌트비 부담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올 한해 렌트비도 크게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임금 상승률은 이에 못 미칠 전망이다.

14일 하버드대 조인트 주택연구센터(이하 센터)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2016년) 전국적으로 세입자의 절반에 가까운 2100만명이 렌트비(공과금 포함) 부담이 큰(cost burdened) 상태로 조사됐다. 세전 소득의 30% 이상을 렌트비 내는데 사용한다는 의미다.

특히 캘리포니아는 세입자 중 렌트비 부담이 큰 비율이 54%로 전국서 두번째로 높았다. 게다가 LA를 포함한 대도시 지역에서 더 심각했다. LA-롱비치-애너하임 지역은 소득의 30% 이상이 렌트비로 나가는 세입자 비율이 57.3%에 달했다. 나아가 50% 이상 부담하는, 렌트 부담이 심각한 수준(severely burdened)인 비율도 31.8%에 이르렀다.

센터는 전국 100대 도시를 조사한 결과 렌트비가 높은 지역에서 주민 중 세입자 비율도 높은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세입자 비율은 LA가 52%로 100대 도시 중 가장 높았다. 렌트비가 오르면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역시 LA지역 렌트비는 올랐다. 최근 부동산정보업체 줌퍼가 발표한 렌트비 자료에 따르면, 12월 LA 1베드 유닛 렌트 중간가는 2200달러로 전국 100대 도시 중 6번째로 비쌌다. 이는 전달보다 4.8%, 지난해 12월보다 8.4% 각각 오른 가격이다. 12월 2베드는 3180달러로 월간 1.3%, 연간 6.4% 상승했다. 지역별로 '윌셔센터-코리아타운'은 12월 1베드가 1650달러로 집계됐다.

하지만 올해 임금 상승 속도는 이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같이 살고 돈 아끼자"
함께사는 성인비율 최고

이처럼 렌트비가 치솟는 가운데 비용 절약을 위해 룸메이트 또는 부모와 함께 사는(doubled-up) 성인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이는 부부나 연인이 아니었던 경우다.

14일 부동산 정보업체 질로우는 조사결과 지난해 이러한 비율이 30.2%로, 조사가 시작된 1990년 이래 최대치로 나타났다며 렌트 상승을 그 원인로 꼽았다. 특히 LA-롱비치-애너하임 지역에선 45.5%로, 조사가 이뤄진 35개 대도시 지역 중 가장 높았다. 이는 2000년 37.4%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라고 질로우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