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해외 수출액 급감, 5년만에 75.6% 줄어
사케·빼갈은 승승장구하지만 막걸리는 내리막
저가 위주 전략 패착·젊은층 공략 실패도 요인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주 막걸리의 해외 수출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해외에서 안정적인 소비 시장 구축에 실패했다는 지적 속에 LA 한인들의 막걸리에 대한 관심도 예전만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최근 발간한 '2017 농식품 수출 이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막걸리 해외 수출액은 1286만8000달러였다. 2011년 5천273만5000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5년 만에 75.6% 급감했다.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막걸리 수출액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 감소한 1110만 달러. 이에 따라 올해는 연간 수출액이 더 감소할 전망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일본의 사케와 일명 '빼갈'이라고 불리는 중국의 바이주(白酒)와 비교해보면 한국 막걸리의 수출 부진은 더 크게 보인다.

2016년 사케의 해외 수출액은 1억4361만달러이고 바이주는 4억6789만달러다. 이들 수출액이 각각 30.2%, 172.7% 급증한 것과 막걸리의 하락은 너무 대조적이다.

사케와 바이주가 뛰고 나는 동안 막걸리는 추락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해외에서 품질을 인정받지 못하고 '한국의 전통주'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확립하지 못하는 등 안정적인 소비시장을 구축하는 데 실패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고급술'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한 사케나 바이주와 달리 막걸리가 저가 위주의 수출 전략을 펼친 것이 '패착'이었다는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LA 한인들 역시 한국 막걸리에 대한 관심이 예전만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막걸리는 '나이 많은' 중장년층이 마시는 술로 인식되면서 젊은층의 막걸리 소비가 줄은 것으로 보인다.

한인 김모(29)씨는 "한국 소주와 맥주는 친구들과 가끔 마시지만 막걸리는 거의 마시지 않는다"며 "왠지 막걸리는 아저씨들이 마시는 술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장년층이 막걸리를 구매하는 주 소비층이라는 데는 한인 마켓 관계자들도 모두 인정하고 있는 부분이다.

또한 한인 마켓에서 매주 목격할 수 있는 소주 관련 판촉 활동에 비해 막걸리 판촉 활동은 보기 힘든 형편이다. 여기에 막걸리 한통에 0.99달러 세일 등 가격 할인이 늘상 있다보니 싼맛에 산다는 소비자도 등장한다.

이 같은 현상은 한인 주류업계와 마켓의 막걸리 판매 정체 현상으로 이어진다. 예전에 비해 막걸리 판매 수량이 늘지도 그렇다고 줄지도 않았다는 것이 관련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 한인 주류업계 관계자는 "막걸리 제품 전체의 미국 수입이 줄어들었을 수는 있지만 적어도 우리가 취급하는 제품은 2011년 LA 출시 때와 달라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막걸리 해외 수출 감소가 가장 큰 곳은 일본과 중국일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LA를 비롯한 미주 시장의 수출 물량은 영향을 덜 받은 편"이라고 지적했다.